강남 재건축 분양가 떨어지나

분양가 상한제 시행 가능성에
일부 재건축 조합들 인하 검토

정부가 ‘8·2부동산대책’의 후속 대책으로 서울 강남 지역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시행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올 하반기 분양을 앞둔 일부 강남 재건축 조합들이 분양가 인하를 검토하고 나섰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했다가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 결국 분양가를 낮출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일반분양 수입 감소에 따라 수익성이 나빠져 재건축 사업 진행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달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를 분양할 예정인 강남구 개포동의 개포시영재건축조합과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정부의 8·2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분양가를 원래 계획했던 3.3㎡당 4,500만~4,600만원에서 4,200만~4,300만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 서초구 잠원동에서 ‘신반포센트럴자이’를 분양하는 신반포6차 재건축조합과 시공사도 분양가 조정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초 인근에 분양한 ‘신반포자이’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4,290만원이었던 탓에 분양가 상한선이 3.3㎡당 4,700만원대로 예상됐다.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경기도 과천시는 아파트 3.3㎡당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평균 매매가의 110%를 초과하는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 보증을 거절할 수 있는 고분양가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8월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사업을 통해 분양된 ‘디에이치아너힐즈’의 경우 당초 3.3㎡당 평균 분양가가 4,457만원으로 책정됐으나 HUG가 분양 보증을 거절해 결국 4,137만원으로 낮아졌다. 최근 들어서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에 서울 강남 지역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들이 예전처럼 높은 아파트 분양가를 책정하기가 어려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HUG가 주변 시세보다 과도하게 높은 아파트 분양가를 낮출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 지역에서 아파트 분양을 앞둔 재건축조합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가를 낮출수록 조합원들의 부담이 늘어 반발이 예상되며 그렇다고 해도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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