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에 울리는 100년전 선율

11~13일까지 석조전 특설무대서 '근대음악회'

근대음악을 통해 100여 년의 시간을 넘나드는 ‘덕수궁 근대음악회’가 오는 11~13일 덕수궁 석조전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서울경제DB
예술에 대한 애호가 남달랐던 대한제국 고종황제에서 시작된 ‘덕수궁 근대음악회’가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덕수궁 석조전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덕수궁은 1905년 을사늑약이 강제 체결된 중명전이 위치한 곳으로, 광복절을 앞둔 시기에 이같은 행사가 마련돼 의미가 남다르다.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은 고궁의 야간 문화콘텐츠 확충을 위한 상설 국악 공연 프로그램으로 ‘덕수궁 풍류’를 2010년부터 매년 5~9월 운영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기획된 이번 공연은 덕수궁의 상징성을 담은 ‘근대 음악’을 시대적 흐름과 특색에 맞춰 선보인다.

11일 첫 공연의 주제는 ‘궁중악사, 근대를 마주하다’. 대한제국 당시 고종황제는 궁중악사들에게 관악합주, 궁중 정재 등을 공연할 기회를 줬고 이를 통해 서양 음악의 수용과 전통음악의 보존을 동시에 자극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당시 풍류와 민요를 고스란히 들려줄 예정이다. 고음반연구가 양정환이 진행하고 국악실내악단 공감, 손형주(제6회 우리 춤 경연대회 전통부분 최우수상), 황숙경(국가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 이수자), 김효정(국가무형문화재 제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전수자), 김광석(제1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이 노래와 춤, 연주를 맡는다.


둘째 날인 12일에는 국악평론가 윤중강의 진행으로 ‘1930년대, 경성방송국을 가다’라는 제목 아래 1930년대 유행한 대중가요, 넌센스, 대담이 펼쳐진다. 이춘희 국가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예능보유자를 필두로 어린이합창단 예쁜아이들, 미미트리오, 윤여주 (국가무형문화재 제 3호 남사당놀이 전수자), 재즈그룹 준삼재즈퀄텟, 이은혜 (국가무형문화재 제 57호 경기민요 이수자), 최승연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뮤지컬스쿨 교수 등이 동요부터 신민요, 가요, 재즈에 이르기까지 일제강점기에 사랑받았던 음악들을 고루 들려줄 예정이다.

마지막 날 ‘황제를 위한 연가’는 대한제국 당시 서양음악 교육에 큰 역할을 했던 ‘에케르트’의 낭만적 사색을 기본으로, 현대적 편곡의 춤곡과 고종황제를 추억하는 음악이 마련됐다. 1852년 독일에서 태어난 작곡가 에케르트의 한국이름은 ‘예계로’이며 군악대 교사로 초빙돼 한국에 왔고 민영환 작사에 곡을 붙여 대한제국 애국가를 발표하기도 했다. 오세민 예술감독이 기획한 이번 공연은 소프라노 김윤지가 콘서트 가이드로 공연 전반을 해설한다. 피아노에 김란, 바이올린 유지연, 첼로 김시내, 해금 김준희와 함께 현대무용가 최수진이 무대를 꾸민다.

회당 200석이 마련된 이번 공연은 무료이며, 인터넷 사전예매와 현장 선착순 입장으로 각 100석씩 나눠 발권한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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