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첫 탈원전 선언했지만...여전히 8기 돌리는 스웨덴

[脫원전 시대, 에너지 新골든룰 찾아라]
수력 등으로 100% 대체 한계
'폐기' 뒤집고 2기 신규건설도
文정부 정책 반면교사 삼아야

스웨덴은 지난 1980년 국민투표를 거쳐 세계 최초로 탈(脫)원전을 결정했다. 오는 2020년까지 원전을 모두 없애겠다는 게 당시 목표였다. 그러나 스웨덴은 친(親)원전 정책으로 회귀했다. 12기의 원전 가운데 4기만 폐로했을 뿐 8기는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원전 2기를 새롭게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2010년에 내놓았다. 수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50%를 넘었지만 원전을 100%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탈원전을 선언한 지 37년이 됐지만 원전의 비중은 아직도 높다. 9일 스웨덴 에너지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원전이 생산해낸 발전량은 56.3TWh로 전체 발전량의 32.9%다. 수력(57.7TWh)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스웨덴이 원전으로 회귀한 이유는 간단했다. 원전을 대체해 24시간 가동할 수 있는 발전소가 없었다. 화력발전을 늘릴 경우 온실가스가 늘어나고 연료 수입을 위해 막대한 비용도 지출해야 한다. 또 전기요금 인상으로 주력산업인 제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 최근 우리 정부의 탈원전정책을 따라다니는 우려와 판박이다.

여기에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급격한 확대, 2040년까지 신재생 ‘사용’ 100%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원전을 통한 안정적 전력 생산이 필요하다는 것이 스웨덴 정부의 판단이다. 탈원전을 실행한 뒤 이를 번복한 스웨덴의 사례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유다.

한편 스웨덴은 1980년 탈원전 법안 제정 이후 1999년과 2005년 각각 말뫼 지역의 바르세백 원전 2기를 ‘폐로’하는 등 탈원전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탈원전 30년이 되던 2010년에 원전 폐기 법안을 뒤집었다. 심지어 신규 원전 2기 건설계획을 내놓았다. 2014년 탈원전 공약을 내세운 사민당이 집권했지만 2016년 의회는 노후원전을 멈추고 그 부지에 최대 10기의 신규 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기본협정에도 합의한다. 이와 함께 원전 조기폐쇄를 위해 ‘징벌적’으로 매겨지던 원자력세도 폐지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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