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은 72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1만명(17.7%) 늘었다. 취업준비생은 조사 기간 중 직접적인 구직활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취업을 위해 학원 등에서 강의를 듣거나 홀로 준비를 한 사람이다. 7월 기준으로 비교 가능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는 공무원 증원 정책의 여파로 풀이된다. 전체 고용시장이 여의치 않고 일반 기업에 취업해도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공무원 채용문을 넓히겠다고 하니 ‘공시족(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집단)’이 늘어난 것이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취준생이 모두 공무원을 준비하는지 등은 관련 통계가 없어 구분할 수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취준생은 공무원 증원을 약속한 현 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급증하고 있다. 5월에 전년 대비 8만4,400명이 늘었고 6월에는 11만5,300명 증가했다. 6월 증감 폭은 역대 최대다. 유능한 인적자원이 창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 대신 공무원 시험에 매달려 중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저해하는 ‘공무원 증원의 그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악화하던 전체 고용시장은 다소 진정세를 보였지만 20대의 고용여건만 악화했다. 대학 졸업 후 구직시장을 두드리는 20대 후반(25~29세)만 놓고 보면 실업률이 9.2%로 전년보다 1%포인트 올랐다. 7월 기준으로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다. 인구 중 취업자를 뜻하는 고용률은 69.2%로 7월 기준 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시야를 넓혀 20대 전체를 봐도 고용률이 59.2%로 0.5%포인트 미끄러졌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9.3%로 지난해보다 0.1%포인트 악화했고 체감실업률(보조지표3)은 22.6%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올랐다.
이는 정규직화 정책 등으로 기업들이 20대 신규채용을 꺼리고 있는 결과일 가능성도 있어 주목된다. 비정규직을 줄이려는 선의에서 출발한 정책이 20대의 피해를 낳는 이른바 ‘정규직화의 역설’로 귀결될 수 있는 탓이다. 6월 ‘사람인’이 364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설문 조사한 결과 53.8%가 ‘정규직화로 신규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7월 전체 취업자는 31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비교적 높은 30만명대를 유지했다. 실업률도 3.5%로 지난해와 같았다. 하지만 이상신호도 포착됐다. 건설업 종사자가 197만6,000명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10만1,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부동산 규제로 건설업 취업에 악영향이 우려되며 이 경우 전체 고용시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