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2.8bp(1BP=0.01%) 상승한 1.833%에 거래됐다. 5년물도 3.2bp 올랐고 장기물인 10년물은 2.7bp, 20년물 2.1bp 상승했다. 단기채인 1년물도 2.6bp 올랐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채권시장 약세를 의미한다.
국내에서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증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이동하며 채권시장 강세(금리 하락)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북핵 문제가 불거질 때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면서 증시와 채권시장이 동시에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전일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장 시작 전부터 원화 채권을 매도하며 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NH선물에 따르면 외국인은 국채 선물 시장 개장 초반 3,000계약 이상 매수 우위를 나타냈지만 장 마감 직전 순매도로 전환해 매도수량을 가파르게 늘렸다. 이로 인해 시장은 급격하게 약세로 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의 강도가 세지고 북한의 도발 행동 수위도 높아지면서 위기 상황에서 채권의 안전자산 역할이 무기력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 국가 부도가 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안전자산에 투자하지만 최근에는 북한 도발이 발생하면 환율이 오르고 채권 금리가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번 북한과 미국의 갈등은 안전자산 강세 요인이라고 하기에는 그 강도가 매우 세다”며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도세가 커지면서 환율·증시와 함께 약세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0원10전 오른 1,135원20전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대북 문제뿐 아니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도 한동안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일 시장에서는 “청와대 관계자가 기준금리가 낮다고 평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채권 시장 약세 폭을 키웠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금리상승 전망이나 국고채 3·5년물 금리 변동은 단기적 현상으로 판단한다”면서도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외국인 선물 매매로 인한 변동성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