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최근 하반기 영업추진회의에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5대 부정어를 지정하고 사용을 일절 금지하도록 했다.
통합 이후에도 암묵적으로 내려오는 출신은행에 대한 선입견과 반목을 깨고 화학적 통합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1·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펴고 있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물론 지주사 전환을 위해 추가 정부 지분 매각을 앞둔 우리은행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출신은행을 따지며 내부가 반목할 경우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KEB하나은행이 정한 5대 금지어는 “(옛 하나은행·옛 외환은행) 어디 출신이야? 거기선 그렇게 일했어?” 등 출신 성분을 갈라 조직 통합을 해치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또 “그건 제 일이 아닌데요”와 같은 업무 회피성 발언이나 “하라면 하라는 대로 해” 등 강압적 업무지시 내용 등이 포함됐다. 또 “네가 뭘 안다고 그래”와 같은 동료를 무시하는 발언과 고객 앞에서 예의 없는 반말 사용 등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KEB하나은행은 5대 금지어 지정을 통해 조직문화를 더 유연하게 만들겠다는 복안도 깔려 있다. 카카오뱅크 돌풍이나 핀테크 확산 등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경직된 조직문화로는 혁신적인 시도가 나올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