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북 김천시 농소면 사드 기지 인근 산에서 통일선봉대가 통합발대식을 열고 ‘사드 갖고 떠나라’고 적힌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나날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이를 막을 방어체계 구축은 지역 주민의 이해에 가로막혔다.
국방부와 환경부는 10일 경북 성주에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서 공개적으로 실시할 예정이었던 전자파·소음 측정계획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오늘 계획했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현장조사는 지역 주민, 시민단체 등과의 추가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추후 별도의 일정을 판단해 재추진하기로 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또한 “국방부의 설명과 요청에도 불구하고 주민 협조와 참여 등 제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부득이하게 일정을 변경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국방부는 이날 환경부와 함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검증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사드 사격통제용 레이더 전자파·소음 측정을 할 계획이었다. 국방부와 환경부 관계자들은 취재진과 동행해 헬기를 타고 사드 기지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기상이 좋지 않아 헬기가 이륙하지 못했다. 사드 기지 진입에 헬기를 이용하려고 한 것은 사드 배치 반대 단체를 중심으로 한 일부 주민들이 기지 입구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드 반대 단체들은 정부의 사드 기지 전자파·소음 측정에 반대하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초 국방부는 주민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주민도 참관하는 가운데 전자파·소음 측정을 할 계획이었다. 국방부는 “오늘 예정됐던 환경부 현장조사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행정적 조치로 국내법적 규정은 없으나 사드 레이더 전자파와 소음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우려를 감안해 지역 주민 대표 참관하에 시행하기로 계획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도 국방부는 성주·김천 일대에서 주민들이 참관하는 가운데 사드 레이더 전자파를 측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