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피터와 앨리스와 푸의 여행] 고전 명작동화 이면의 '흑역사'

■곽한영 지음, 창비 펴냄

오래 전 읽은 책은 옛 추억을 소환한다. 특히 어릴 적 본 동화책은 읽는 이의 세계관까지 파고들고 감수성의 토대를 형성하기도 한다. ‘피터팬의 모험’ 속 피터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 ‘곰돌이 위니 더 푸’의 푸를 불러낸 이 책은 세계 명작 동화에 얽힌 이야기와 그 뒷얘기까지 파헤치고 있다. 고전동화의 초판본 수집에 빠져든 저자는 “작가와 작품을 더 많이 알게 될수록 주인공들이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며 발맞추어 걷는 느낌”이라고 하지만 간간이 책 밖 현실이 동화 속 판타지를 깨뜨린다. 새 시대의 독립적 여성들을 그린 ‘작은 아씨들’의 저자 루이자 메이 올컷은 아버지의 강요와 경제적 고통 때문에 책을 썼고, ‘미운오리 새끼’의 저자 안데르센은 평생 외모와 출신에 대한 열등감에 시달렸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출간될 당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 유행하면서 저자 루이스 캐럴은 희한한 이야기로 환심을 사려 한 소아 성애자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참고로 저자는 ‘켄싱턴 공원의 피터팬’ 초판본은 외국 헌책방을 통해 큰돈을 주고 구입한 반면 ‘곰돌이 푸’ 시리즈의 첫 책 ‘우리가 아주 어렸을 때’ 초판본은 벼룩시장에서 1달러에 샀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영국 고서적 전문 사이트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1만6,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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