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해군기지에서 핵잠수함 USS켄터키호 승조원들과 만나 북한의 괌 포위사격 검토 발언에 대해 위협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북미의 대결에 따른 한반도 위기 수위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북한이 지난 7일 유엔의 새 대북제재 결의에 반발해 발표한 ‘정부 성명’을 지지하는 인민무력성 군인집회가 10일 평양시내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과 미국이 전례 없는 위협과 경고를 주고받으면서 양측 간 갈등이 임계점을 넘어설지, 대화 국면으로 급전환될지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와 외교전문가들은 북미 갈등의 향방을 알 수 있는 몇 가지 가늠자들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8월 인도적 문제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 추가 조치 여부, 9월과 11월을 전후로 각각 러시아와 중국이 역할을 할지 여부다. 특히 8월 한반도 위기설을 진화하려면 북미 양자 간 또는 6자회담 당사국 간 대화를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이달 중순 즈음에는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여 북한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절실하다. ◇중·러가 나설 수도=하반기 중대한 국제 및 국내 행사를 앞둔 중국과 러시아가 적극적 한반도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우선 러시아는 9월 초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EEF)을 열 예정인데 이를 통해 한국과 일본 등 주요국 정상 등을 초청해 투자를 유치하고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기간을 전후로 북한이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제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절대권력’을 구축해가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최고지도부를 결정하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가 11월8~10일 열린다. 이 행사를 앞두고 접경한 북한마저 관리하지 못한다면 시 주석은 정치적·외교적 입지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北, 시간벌기만 할 수도=다만 이 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가능성은 아직 불투명하다. 북미 대화에 나서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시간만 끌다가 다시 미사일과 핵개발의 ‘마이웨이’ 행보를 지속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8월에 미국과 대화에 나선 뒤 9~11월까지는 러시아와 중국의 체면을 생각해 자제하다가 다시 연말연시에 군사적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협상 카드로서의 핵개발이 아닌 보유를 위한 핵개발을 결심한 지는 이미 오래됐다”며 “북한이 핵뿐 아니라 경제에서도 그들 식의 ‘성과’를 내고 있는 현실을 냉정히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형윤·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