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라 가계가 보유한 현금, 예금 등 시중통화량이 올해 상반기(1∼6월) 45조원 가까이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2009년 하반기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호재기자
우리나라 가계가 보유한 현금, 예금 등 시중통화량이 올해 상반기(1∼6월) 45조원 가까이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 2009년 하반기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시중통화량(M2·광의통화) 잔액 2,463조8,327억원(원계열 기준) 가운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이하 가계)가 보유한 금액은 1,318조6,396억원이다.
여기서 가계가 보유한 M2는 상반기에 44조5,996억원을 기록해 (3.5%) 늘었다. 직전 분기인 작년 하반기 증가액 37조5,132억원보다 무려 7조864억원이 많다. 분기 기준으로 2009년 하반기(44조6,021억원) 이후 7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가 보유한 M2 가운데 2년 미만 정기예·적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이 많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2년 미만 정기예·적금 등 쉽게 현금으로 바꿀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구성된다.
가계의 통화량 증가는 저금리 장기화의 영향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또 고소득층 등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구가 현금성 자산을 많이 저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불안감으로 저축을 늘리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적지 않은 분위기도 한 몫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저금리 상황에서 가계가 단기 운용자금을 꾸준히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이 보유한 시중통화량은 증가세가 뚜렷하게 꺾였다. 공기업, 민간기업 등 기업이 보유한 M2는 지난 6월 말 640조9,820억원으로 상반기에 1조8,755억원(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액이 작년 하반기(21조9,359억원)의 8.5% 수준이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