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은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삼성 한국형 인출식연금펀드(RIF)’ 시리즈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매월 필요한 연금 소득을 지급하면서도 일정 기간 투자 후에는 은퇴잔존자산을 확보해 기대 수명 이상의 장수와 물가상승에 대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에 특화한 연금 인출기 전용 상품으로 자산을 보존하면서 물가상승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안정형(월지급식·거치식)과 더 적극적으로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중립형(월지급식·거치식) 등 4종류가 있다. 이 중 삼성 한국형 RIF 안정형 월지급식은 3억원을 가입했을 때 월 62만5,000∼110만원(첫해 지급률 2.5%·매년 물가상승분만큼 추가 지급)을 25년간 지급한 뒤에도 은퇴 잔존자산이 1억5,000만원 이상 될 확률이 99%가 되도록 설계됐다. 삼성 한국형 RIF는 글로벌 주식과 채권은 물론 물가채, 원자재, 부동산 관련 주식을 편입한 미국 캐피탈그룹의 4∼6개 펀드에 분산 투자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 업계 3위 자산운용사인 티로프라이스와 협력해 올 3·4분기 안에 RIF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TDF 상품 출시부터 티로프라이스와 협력해왔다.
노후 보장을 향한 갈증이 이 같은 경쟁을 더욱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개인연금·연금저축·퇴직연금 펀드로는 총 8,163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국내 주식형·채권형 펀드에서 같은 기간 8조7,942억원이 빠져나간 것과는 비교된다. 투자자들이 일반 펀드는 당장 5%, 10%의 수익률에 혹해 환매하더라도 연금 펀드는 노후를 대비해 꾸준히 자금을 넣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연금 상품은 원금을 보장하는 데만 주목해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조차 많았다”며 “노후자금을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운용하면서도 매달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