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온국민 TDF는 뱅가드의 검증된 생애주기 투자 모델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한국인의 인구통계학적 특성과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해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연금 펀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한국인의 높은 국내 투자 비중을 고려해 평균적인 국내 투자자의 특성에 최대한 적합하도록 모델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른 운용사의 TDF와 비교해 리츠·원자재·하이일드 채권·신흥국 채권 등 대체투자의 비중을 줄였다. 수익률 전망이 어렵고 분산효과·유동성이 떨어지는 데다 투자 비용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KB자산운용은 이 같은 자산을 ‘연금 상품에는 비효율적인 자산’으로 규정하고 최대한 투자를 회피할 계획이다. 대신 주식, 채권을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투자해 최대한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뱅가드의 TDF는 약 1,000조원 규모인 미국 TDF 시장에서도 1위(시장점유율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뱅가드 TDF는 이를 바탕으로 2016년과 올해 연속으로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로부터 최고 등급인 ‘골드’ 등급을 획득했다. 또 운용 프로세스·운용역·트랙 레코드·비용 등 모든 부문에서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KB온국민 TDF의 또 다른 장점은 업계 최저 수준의 보수다. 여타 TDF 상품은 액티브 펀드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투자 비용이 비싸다. 반면 KB온국민 TDF는 패시브 펀드를 주로 활용해 투자 비용을 최소화했다. 예를 들어 뱅가드의 상장지수펀드(ETF)나 MSCI월드 지수, 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채권지수 등 글로벌 인덱스를 추종하는 펀드가 주로 편입된다. 이 같은 피투자 펀드의 총 보수는 업계 평균보다 낮은 연 0.15%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KB온국민 TDF의 총 보수도 여타 TDF보다 1%포인트 가까이 저렴해졌다. 단기 투자라면 큰 차이가 없더라도 최소 10년 이상의 장기 투자를 고려한다면 복리 효과로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월 30만원씩 20년간 TDF에 투자했을 때 총 보수가 0.3%포인트 저렴하면 최종 수익률이 같아도 실제로는 약 383만원의 수익을 더 챙길 수 있다. 같은 조건에서 투자 기간이 30년으로 늘어나면 1,160만원의 추가 수익이 생긴다. KB자산운용 측은 “현재까지 국내에 출시된 TDF는 재간접형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피투자펀드의 보수차이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KB온국민 TDF는 2020년부터 2050년까지 5년 단위의 은퇴 예상 시점을 기준으로 총 7개의 상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연금가입자 전용인 퇴직연금·개인연금 클래스와 일반 투자자 대상 클래스도 함께 출시됐다.
KB온국민 TDF는 KB금융지주 차원에서도 관심이 높은 상품이기도 하다. 정체된 국내 펀드 시장에서 연금 상품은 성장 전망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지난달 18일 열린 KB자산운용과 뱅가드의 양해각서(MOU) 체결식에는 조재민 KB자산운용 대표뿐만 아니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참석해 관심을 나타냈다. 윤 회장은 “글로벌 최고 운용사와의 협업으로 국내 자산에만 머물러 있던 연금자산의 수익 기회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KB금융그룹과 뱅가드의 협업으로 투자자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온국민 TDF를 판매하는 국민은행은 이달 31일까지 퇴직연금·연금저축펀드로 이 펀드에 가입하는 모든 투자자에게 모바일 상품권을 지급할 예정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