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스포츠의 접목을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과 나이키가 협력한 ‘트레이닝 클럽’ 행사에 참여한 60여명 관람객들이 미술관 로비에서 운동 중이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올여름 막바지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주말, 국립현대미술관은 난데없는 요가복 차림의 ‘트레이닝족’으로 북적였다. 미술관 곳곳에서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요가, 댄스 등으로 땀 흘리며 몸을 정화한 이들은 상쾌한 표정으로 미술관 학예연구사와 함께 전시를 관람했다. 외국에서나 볼 법한 이 광경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스포츠브랜드 나이키가 협력기획한 ‘MMCA×NIKE 트레이닝 클럽’ 행사의 일부로 오는 25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회당 60명 씩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미술관은 어느덧 예술관람의 장을 넘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복합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미술관이 일시적으로 체육관이 되는 ‘뮤지엄 스포츠’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이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미술관, 미국 필라델피아미술관과 뉴욕브루클린 미술관 등은 요가 프로그램을 기획해 체험하는 미술관 문화를 이끌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과 과천관 등지에서 미술관람과 함께 진행하는 운동, 음악감상, 영화관람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오는 19일에는 200명의 관람객이 서울관 주변 삼청동 일대를 함께 달리고 전시를 관람하는 ‘MMCA×NIKE 런 클럽’이 예정돼 있어 진풍경을 연출할 전망이다. 26일에는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요가·댄스·달리기·공연 일체를 접목한 ‘아트앤스포츠 데이’ 행사가 펼쳐진다. 예술과 스포츠를 결합한 이들 이벤트는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과천관 복도 공간을 활용한 건축 프로젝트 ‘움직이는 거실’에서는 전시 연계 행사로 작품 내부에 설치된 소파에 앉아 음향기기를 통해 미술관이 추천하는 음악을 감상하며 휴식과 치유의 시간을 누릴 수 있다. 이번 작품은 건축가 장영철이 대나무를 재료로 만든 안락한 공간인데, 눈에 띄지 않는 복도라는 공간을 사색의 장소로 탈바꿈한 점이 인상적이다. 음악감상은 오는 30일까지지만 전시는 내년 8월3일까지 계속된다.
미디어아트의 진화·발전으로 미술관에서 영상물을 감상하는 일이 많아졌는데 오는 19일 저녁에는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취지로 서울관 지하1층 MMCA필름앤비디오에서 ‘우리는 썰매를 탄다’를 무료로 상영하고 다양한 올림픽 경품도 제공한다. 또한 서울관 멀티프로젝트홀에서는 ‘시각마술 변천사’를 주제로 캐나다의 VR영화 3편을 소개하고 있다.
미술관에서의 친환경 체험도 흥미롭다. 서울관 앞뜰에 설치중인 ‘젊은건축가 프로그램’ 최종 우승작 ‘원심림’과 관련해 모터로 돌아가는 초록빛 나무 형상의 작품을 보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의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가 오는 26일에 열린다. 참가자는 친환경 손수건도 받는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여름 휴가 기간을 맞아 미술관이 쉼터이자 공공성과 예술성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역할하고자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예술과 스포츠의 접목을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과 나이키가 협력한 ‘트레이닝 클럽’ 행사에 참여한 60여명 관람객들이 미술관 로비에서 운동 중이다.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