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편제에도 없는 테니스·골프병까지 편법 운용

■국방부, 공관병 전수조사 보고
공관병 가축사육 등에 동원
휴가·외출등 기본권 보장도 미흡
복지회관관리·PX병은 정원초과

군 공관병뿐 아니라 복지회관 관리병, 국방마트(PX) 판매병 운용에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부대에서는 직제에도 없는 테니스병과 골프병을 변칙 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박찬주 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논란을 계기로 군이 공관병 등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국방부는 1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이 같은 내용의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국방부 조사 결과 박 대장이 근무했던 2작전사령부를 비롯해 4개 부대에서 불합리한 업무지시가 식별됐다. 이들 부대에서는 공관병을 지휘관 부하와 지인 초청행사(회식)에 동원해 사적 지시와 질책 등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일반 호출 벨을 이용해 공관병을 불러냈고 인터컴과 유선전화·핸드폰 등을 호출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일부 관사에서는 공관병을 토마토·상추·오이 등 텃밭 경작과 가축 사육에 동원했다”며 “일부 공관 근무병의 기본권(휴가·외출·외박 등) 보장도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문제점이 식별된 부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조사결과 육해공군, 해병대 공관병의 정원은 총 198명이지만 현재 113명이 관련 보직을 받아 정원 대비 57%의 운영률을 보였다. 편성 기준은 통상적으로 4성 장군 3명, 3성 장군 2명, 1∼2성 장군 1명으로 부대임무·공관위치·가족동반 여부에 따라 차등적으로 운영됐다.

반대로 복지회관 관리병은 정원이 506명인데도 916명을 둬 정원의 180%를 초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일부 부대 복지회관 운영시간 미준수로 휴식여건 보장이 미흡했고 조식판매를 위한 조기 기상 및 종료시각 미준수, 식당과 객실, 목욕탕, 헬스장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대별로 메뉴 다양화·고급화 요구로 추가 인력과 시간이 소요돼 휴식여건이 보장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PX 판매병도 정원은 949명인데 실제로는 2,349명이 보직돼 정원이 247%나 초과했다. 편제에도 없는 테니스병과 골프병도 59명이나 운용 중인 것도 확인됐다. 테니스병은 육군이 24명이고 골프병은 육군 7명, 해군 6명, 공군 22명 등 모두 35명으로 드러났다.

국방부는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해 정부 종합대책 발표 때 포함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국방부는 공관병 운용 지침 준수를 엄중히 감시하고 복지회관 관리병·국방마트 판매병 등은 전투 병과를 돌리는 대신 해당 업무는 민간 근무원을 신규 채용해 맡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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