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얼음새꽃..일제 잔재 꽃이름 바꾼다

큰개불알풀→봄까치꽃 등
국내최대 식물 커뮤니티 '모야모'
명칭개선 설문서 90% 이상 지지
국립수목원에 반영요청 공문 예정

국내 식물 애호가들이 ‘며느리밑씻개’ 등 부르기 어색하거나 일제의 잔재가 남아 있는 꽃 이름을 바꾸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국내 최대 식물 커뮤니티 ‘모야모’는 인격 비하의 뜻을 담고 있거나 일본식 명칭인 꽃 30종의 명칭 개선을 위해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조사결과 큰개불알풀과 복수초를 각각 봄까치꽃·얼음새꽃으로, 지면패랭이꽃은 꽃잔디로 바꾸는 개선안이 응답자 90%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개양귀비→꽃양귀비, 개맨드라미→여우꼬리맨드라미 등 15종의 꽃 이름을 바꾸는 방안도 10명 가운데 9명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며느리밑씻개→덩굴가시여뀌·사광이아재비, 소경불알→별주머니·나도더덕꽃·별가사리꽃 등 15종은 개선 후보안이 2개 이상 나왔다. 모야모 측은 사용상 문제와 함께 교육적 이유에서도 꽃 이름을 바꿀 필요가 있는 만큼 앞으로 식물의 표준명을 관리하는 국립수목원에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해달라는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모야모 관계자는 “큰개불알풀이나 며느리밑씻개는 부르기 민망할 뿐 아니라 일제의 잔재가 남은 이름”이라며 “일제강점기에 일본 학자들이 국내에 자생하는 식물을 조사해 꽃 학명에 자신들의 이름을 넣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최근 산림청 국립수목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 자생식물 4,073종 가운데 학명이나 영문명에 일본인 학자의 이름과 다케시마 등 지명이 포함된 식물이 315종에 달했다. ‘섬벚나무(Prunus takesimensis Nakai)’나 ‘섬초롱꽃(Campanula takesimana)’ 등이 대표적 사례다.

모야모는 국내 최대의 식물 커뮤니티로 이용자가 50만명에 이른다. 꽃·풀·나무 이름 등 식물 정보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한다. 지난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국립공원관리공단을 통해서도 앱이 서비스된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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