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10월 협력사인 기린산업을 방문해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가 오는 2020년까지 정규직 2,000명을 추가로 뽑는 등 4년 동안 총 6,000명의 신입 사원을 선발한다. 또 협력사 지원을 위한 펀드를 5,500억원까지 늘려 상생 협력 강화에 나선다.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의 간담회에 참석했던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정부가 추진하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나온 첫 조치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4년 간 매년 1,000명 안팎으로 뽑던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1,500명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 40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 만큼 내달 예정된 하반기 그룹 공채에서 1,100여명을 추가로 뽑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일자리 늘리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가 정규직 채용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협력사 지원을 강화하기로 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뒷받침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를 마친 뒤 가진 임원 회의에서 “일자리 나누기나 비정규직 전환 문제, 1차뿐 아니라 2, 3차 협력기업과의 상생 협력 활동을 눈앞의 비용으로만 인식하지 말자”고 당부한 바 있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에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정규직 추가 고용에 대한 부담도 다소 줄었다. 포스코의 지난 2·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9,444억원, 9,7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6.2%, 영업이익은 44.3% 늘었다. 하반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 포스코는 중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올 초 계획했던 연간 매출 목표를 10% 가까이 올려 잡았다.
미래 성장동력을 뒷받침할 인재를 추가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채용 규모를 확대한 배경으로 꼽힌다. 포스코 관계자는 “리튬, 양음극재 등 미래 신성장 연구·기술개발 분야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을 견인해 나갈 인력을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5,5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기금도 조성한다. 중소벤처 창업지원과 1·2차 협력사 저리 대출을 위해 운영해온 5,000억원 규모의 기존 펀드에다 2차 협력사 현금지급 지원용 펀드 500억원을 추가한다. 1차 협력사에 무이자로 상생협력 기금을 대출해주고 이를 통해 2차 협력사와 거래대금 결제 때 현금을 지급하게 할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중견기업과 거래 때 일부 현금으로 지급하지 않던 부분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차 협력사에 현금지급 비중을 높이는 1차 협력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대금결제에 따른 모니터링을 강화해 실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