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젊은이와 음악가들 통일의 꿈 잃지 않길"

남북 연합 '원코리아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돌아온 정명훈
롯데콘서트홀 1주년 음악회서
18일부터 이틀간 지휘봉 잡아
복귀 묻자 "인간적 도움만 관심"
서울시향 소송에는 침묵 일관

정명훈 지휘자가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명훈(64) 지휘자는 16일 “북한과의 교류가 언제 어떻게 뚫릴지 막힐지는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다. 다만 이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젊은 사람과 음악가들이 (남북통일의) 꿈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지휘자는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원코리아’는 외국에서 생활하는 제가 저 자신도 모르게 늘 지니고 있는 꿈이다. 음악가로 음악을 통해 어떤 역할을 할 기회를 준다면 언제든 ‘오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지휘자는 오는 18~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원코리아 오케스트라는 정 지휘자가 주체로 설립한 남북 연합 오케스트라다. 이와 관련해 정 지휘자는 “이번 원코리아 오케스트라가 상설 오케스트라가 될 가능성은 없지만 이번을 시작으로 여러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남북 합동 오케스트라’에 관심을 보여왔고 지난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번 원코리아 오케스트라에는 이경선 바이올리니스트, 송영훈·이정란 첼리스트, 아드리앵 페뤼송 팀파니스트, 채재일 클라리네티스트 등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참여한다. 또 정 지휘자는 내년 1회 창단 연주회가 예정된 ‘원코리아 유스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도 맡아 더욱 장기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원코리아 유스오케스트라에 대해 “두 오케스트라(원코리아 오케스트라, 원코리아 유스오케스트라) 모두 뜻은 같다”며 “통일이라고 하면 너무 심각하지만 그저 음악으로 서로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 지휘자는 서울시향 사태 후 음악계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에서의 복잡한 일은 모두 떠났고 음악적 책임에서도 떠났다”며 “인간으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음악보다 중요한 건 인간·인류애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의 소송에 대해서도 “그곳을 떠났으니 할 말이 없다”고 침묵했다. 하지만 그는 “그 부분을 자세히 알아보면 영화나 TV 시리즈로 만들어도 될 만큼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졌다”며 여지를 남겼다.

한편 정 지휘자는 오는 18일 롯데콘서트홀 개관 1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협연을 펼친다. 이날 정 지휘자의 지휘로 조성진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황제를 연주할 예정이다. 19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 첼리스트 송영훈이 베토벤 삼중 협주곡 C장조를 연주한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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