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도시]도심에는 왜 쌍둥이 빌딩이 많을까

남산 가리지 않기 위해 규제
그랑서울, 디타워 등도 모두 쌍둥이 빌딩
한 동으로 된 큰 빌딩 보다 효율적

센터원은 두 동으로 구성된 쌍둥이 빌딩이다. 센터원뿐 아니라 도심을 걷다 보면 유난히 쌍둥이 빌딩이 눈에 띈다.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더 케이 트윈타워’ ‘트윈트리’ ‘그랑서울’ ‘디타워’, 을지로에 위치한 ‘파인애비뉴’ 등이 모두 쌍둥이 빌딩이다. 남대문로5가 도시환경정비사업구역에도 쌍둥이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3대 오피스지구인 도심·여의도·강남 중에서도 도심에 유난히 쌍둥이 빌딩이 많다.

이는 규제 때문이다. 서울시는 남산 쪽을 향해 있는 10층 이상의 건축물은 입면의 폭이 55m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남산 조경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쌍둥이 빌딩은 아니지만 중구 소공로에 위치한 ‘포스트타워’ 상층부가 양 갈래로 갈라져 ‘마징가제트 빌딩’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그 때문이다.


센터원도 이 같은 서울시 규제의 영향을 받았다. 다만 센터원을 설계한 피터 최 디자인캠프 문박 부사장은 “꼭 규제가 아니더라도 효율성 측면에서도 대규모 오피스빌딩 한 동을 세우는 것보다 쌍둥이 형태로 두 동을 세우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실제 도심에서도 서울역과 마주 보고 있는 서울스퀘어는 서울시가 건축물 입면 길이에 대한 규제를 하기 전에 지어져 가로, 세로 폭이 각각 100m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건축물이 너무 비효율적이고 팔리기도 어렵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한편 애초 센터원 두 동 중 한 동은 숙박시설로 지어질 예정이었으나 중간에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오피스로 용도변경했다고 한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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