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마, 전 소속사 대상 저작권 침해 가처분 신청 '기각'

法 “협회에 저작재산권 신탁…저작권 행사 못 해”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이루마/연합뉴스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이루마가 자신의 곡을 이용해 ‘태교 음반’ 등을 만든 전 소속사의 음반 제작·판매 활동을 중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정만 수석부장판사)는 이루마가 전 소속사인 스톰프뮤직과 대표 김모씨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루마는 ‘키스 더 레인(Kiss the Rain)’과 ‘리버 플로스 인 유(River Flows in You)’ 등 자신의 음원 145곡을 이용해 ‘태교 음반’이나 ‘자장가’ 같은 제목을 붙여 음반을 발매한 김씨 등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법원에 음반 판매 중지 등을 요청했다. 전속계약을 해지했는데도 전 소속사가 자신의 허락 없이 음원을 이용해 각종 컴필레이션(편집) 음반을 냈다는 것이다.


김씨 등은 이루마의 원 음원에 아무런 변경을 하지 않았고, 음반에 이루마 이름을 저작자로 표시했다며 저작권 침해 행위가 아니라고 맞섰다. 이루마가 각 음원의 저작재산권을 모두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신탁해 저작재산권을 상실했으며, 자신들은 협회의 이용 허락을 받아 음반을 제작했다고도 주장했다.

사안을 심리한 재판부는 전 소속사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이미 공표된 저작물은 타인이 적절한 재산상의 대가를 지급한 뒤 이를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하고, 그 타인이 이를 바탕으로 다른 형태의 창작물을 만들어 영리 행위를 하는 것은 저작권법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전제했다. 이어 “이루마가 각 음원의 저작재산권을 음악저작권협회에 신탁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저작권신탁 계약이 체결되면 저작자의 저작재산권이 수탁자에게 이전돼 저작자는 저작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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