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 유력

[文대통령 '주머니 속 강력한 부동산대책' 뭘까]
주택법 개정해 적용 요건 완화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확대 1순위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도 도입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머니 속 부동산 대책’을 강조하면서 시장이 다시 이상 징후를 보일 경우 정부가 꺼낼 추가 대책이 무엇일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통령이 “보유세 인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한 만큼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확대, 이 밖에 분양가상한제 카드가 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이 오를 기미가 보인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대책도 주머니 속에 많이 넣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부동산 대책으로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의 확대가 우선 꼽힌다. 지난 대책에서 제외된 수도권 및 지방에서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8·2대책에서 서울 전 지역(25개 구)과 경기 과천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는 한편 서울 강남 4구 및 용산·성동·노원·마포·양천·영등포·강서구 등 11개 구와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 묶었다.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 경기 남양주시 등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규제에서 자유로운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 부산 서구에 분양한 아파트는 평균 청약경쟁률 258대1로 올해 부산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 분당·평촌 등 1기 신도시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울러 분양가상한제 도입도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거론된다. 2015년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가 없어지면서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분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을 넘었다. 정부가 최근 집값 급등의 주범을 다주택자와 함께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 지목한 만큼 분양가상한제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크다. 이미 정부는 다음달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현재 사실상 사문화돼 있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요건을 낮추는 것을 검토 중이다.

전월세 시장을 잡기 위한 대책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민을 괴롭힌 미친 전세, 미친 월세”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전월세 시장 안정 의지를 밝혔다. 전월세 시장이 불안 조짐을 보일 경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이미 발의해놓은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을 정부 주도로 9월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이외에도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 세무조사도 효과가 큰 간접 부동산 대책으로 꼽힌다.

다만 보유세 인상의 경우 현재 당장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동산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 “지금 단계에서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