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국(오른쪽 두번째)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장을 비롯한 현대차 관계자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차세대 수소전기차’ 공개 행사에 참석해 차량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이호재기자
현대자동차는 당초 차세대 수소 전기차를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동계올림픽 시즌에 맞춰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6개월이나 앞당겨 17일 세계 최초로 2세대 수소차를 전격 공개했다. 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18’에서 차세대 수소차의 이름을 공개하고 완전 자율주행은 물론 탑승자와 차가 상호작용하는 ‘HMI’ 기술을 통해 궁극의 미래차를 선보인다. 현대차가 이처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체제를 구축한 기술 리더로서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소시대, 주도권 뺏기지 않겠다”=현대차는 지난 1998년 수소전기차 개발에 돌입해 2006년 독자 차량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ix’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 투싼ix 수소차는 전 세계 18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현대차가 수소차 양산은 가장 빨랐지만 수소차 시장의 패권은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도요타와 혼다가 주도하는 모습이었다. 중국과 미국의 전기차 시장 대응에 힘썼던 현대차는 ‘아이오닉EV’ 등이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 다시 수소차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특히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양산했던 기술력과 현대 특유의 일관생산체계, 자율주행 기술까지 역량을 총집결해 한발 앞서 차세대 수소차를 공개했다.
이날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2세대 수소차에는 도요타 ‘미라이’나 혼다 ‘클래리티’보다 진일보한 기술들이 많이 담겼다. 현대차의 2세대 수소차는 최고 163마력에 한번 충전으로 최장 580㎞를 달릴 수 있다. 미라이와 비교하면 출력(113마력)이나 주행거리(502㎞) 모두 앞선다. 클래리티와는 주행거리(589㎞)와 출력(177마력)은 비슷하다. 특히 경쟁사 차량이 중형 세단인 것과 비교해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차는 최근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차세대 수소차에는 현대차에서 그동안 접목하지 않은 기술과 디자인이 대거 적용됐다.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일체형으로 연결된 점이나 현대차 최초로 전동식 도어핸들을 적용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수소전기차 연료전지시스템의 핵심기술인 막전극접합체(MEA)와 금속분리판 기술을 독자 개발하는 등 기술 국산화와 더불어 수소전기차에 최적화된 핵심부품 일관생산체계 구축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갖추게 됐다. 수소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언제든 대규모 양산이 가능한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대를 보급한다는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보조를 맞춰 차량 보급 확대에 매진할 계획이다.
◇코나 전기차 2종, 제네시스 전기차도 출시=현대차그룹은 오는 2020년까지 현재 14종인 친환경차를 31종으로 확대해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하이브리드(HEV) 10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11종 △전기차(EV) 8종 △수소전기차(FCEV) 2종이다. 지난해 6월 부산모터쇼에서 발표했던 28종 개발 계획과 비교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 3종 늘어났다. 인프라 확보가 필수적인 미래 무공해 친환경차 시대로 넘어가기 위한 중간 단계로 기존 파워트레인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친화적인 요소를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한층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0년 전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판매 2위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기차는 내년 초 소형 SUV ‘코나’를 기반으로 2종의 차량을 내놓고 보급 확대에 나선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전기차도 2021년 선보인다. 이기상 현대차 친환경센터장은 “친환경차 개발에 기술 역량을 총동원해 미래 친환경차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