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에 입점한 체험형 ‘바이크 BWM 스토어(왼쪽)’와 신세계백화점의 키즈 놀이공간 ‘리틀 란드(오른쪽 위)’,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곧 오픈할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아래) 전경./사진제공=각 업체
#김포에 사는 주부 이 모 씨는 이제 막 돌이 지난 아이에게 외부에서 매번 이유식을 챙겨 먹이는 게 번거로워 외출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었다. 그러나 롯데백화점 김포점에 이유식 카페가 생기면서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수시로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 씨는 “즉석해서 만든 친환경 이유식을 카페에서 직접 사서 먹이니 편하고, 더운 날 시원한 곳에서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떠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말했다.
늘어가는 복합쇼핑몰과 아웃렛 매장에 맞서는 한편 오프라인에서 떠나는 고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백화점들이 앞다퉈 체험형 콘텐츠 대결을 펼치고 있다. 온라인과 쇼핑몰·편의점 등의 경쟁에 밀려 성장이 정체된 백화점들이 고객들을 매장에서 더 오래 머물게 하면서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신개념 체험 공간을 도입하며 올인하는 모습이다.
롯데백화점이 이달 말 부산 본점에 처음 선보일 라이프 스타일 서점 ‘마이 리틀 라이브러리’는 일본에서 큰 이슈가 된 ‘츠타야 서점’을 벤치마킹해 만든 도서, 상품, 교육, 휴게공간이 모두 접목된 신개념 체험형 공간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예컨대 아이가 미술책을 보면서 종이접기나 색칠놀이도 할 수 있고 엄마와 함께 꽃꽂이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내부 강좌를 비롯한 전문성과 체험이 곁들인 공간”이라며 “엄마가 쇼핑할 동안 아빠와 아이가 시간을 보낼 수도 있어 가족단위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미 7월 25일 오픈한 체험형 바이크 BMW 스토어는 남성 매장 매출 1위를 달리며 바이크 마니아가 아닌 고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몰이 중이다. 지난 8일 김포공항점에 첫 오픈한 ‘이유식 카페’는 벌써부터 입소문이 나 하반기 내에 5개 점포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9월 중에는 부산본점 4층과 6층에는 80평 규모의 건담 베이스 매장과 50평 규모의 체험형 레고 매장인 ‘LCS(LEGO Certified Store)’매장이 입점된다. 일반 매장과 다르게 이 두 매장에서는 고객이 직접 상품을 조립 및 체험해보고 구매가 가능하다.
현대백화점(069960) 역시 가족 고객을 위해 목동점과 판교점에 ‘플레이스테이션 라운지’를 연다. 플레이스테이션은 일본 소니의 게임 콘솔기기로 10대 후반~40대 초반 남성들까지 마니아 층이 두껍다. 라운지는 게임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게임스팟, 가상현실(VR) 체험, 카페, 게임기기·소프트웨어 등 판매시설로 구성됐다. 액션·스포츠 등 최신 게임을 구비해 대기 고객이 없으면 무제한 이용이 가능하게끔 운영할 계획이다. 신촌점에는 가상현실(VR) 매장인 ‘버추얼아일랜드’를 선보인다. VR 기기를 활용해 쇼핑도 하고 스포츠·놀이기구 등도 체험해 몰링족을 유혹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오프라인 매장의 가장 큰 장점이 ‘직접 경험’이라고 보고 강남점을 체험형 백화점으로 싹 바꿨다. 9층의 ‘자주 테이블카페’는 레스토랑에 체험형 매장을 접목시킨 업계 최초 ‘경험을 파는 레스토랑’이다. 음식을 담는 모든 식기와 테이블을 장식하는 테이블웨어를 바로 옆 생활전문관 매장에서 판매한다. 마음에 들면 바로 옆 매장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입소문을 타면서 매출도 오픈 초기 보다 2배가 넘었다. 10층 키즈놀이공간인 ‘리틀 란드’는 볼풀장, 모래놀이 공간 등으로 구성, 항상 20명의 육아전문가들이 상주하고 있어 부모들이 안심하고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인형극, 키즈 뮤지컬, 종이공작, 그림색칠 강좌 등 아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