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프로젝트' 흥행 신화 아시아브릿지 회생 절차 밟는다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주요 작품들
영화배우 김수로를 프로듀서로 내세운 ‘김수로 프로젝트’로 흥행작을 연달아 내놨던 아시아브릿지컨텐츠가 회생 절차를 밟게 됐다.

18일 공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제11부(재판장 김상규 판사)는 아시아브릿지컨텐츠의 회생(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여 지난 7일 ‘포괄 금지명령’을 공고했다. 포괄 금지명령이란 채무자회생법에 따라 채권자가 재산 압류 등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결정이다. 이 제도는 파산신청과 달리 개인이나 기업이 회생 후 채무를 갚을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아시아브릿지는 2011년부터 ‘김수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20편의 연극·뮤지컬을 선보였고 작품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자 교육·식음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세를 늘리다가 90억 원의 부채를 이기지 못해 회생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에 따르면 채권자는 기업은행 외 115명으로 대다수는 출연 배우와 스태프로 참여한 회사들이며, 기업은행, 국민은행, 기업비씨카드 등 금융권 외에도 대명문화공장, 두산아트센터, 충무아트홀 등 극장, 예스24, NHN티켓링크, 에스엠 컬처앤콘텐츠, 프레인글로벌 등 공연업계 관계사들이 두루 포함됐다.

다수의 흥행작을 보유, 다른 공연기획사들에 비해 비교적 경영 상황이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던 아시아브릿지가 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예견된 사태였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여파로 공연시장 전체가 침체를 겪는 상황에서도 무리한 신작 출시를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이전 작품 출연료와 제작비를 다음 작품 투자금으로 메우는 이른바 ‘돌려막기’ 관행이 지금의 사태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극장 관계자는 “매 공연에 독립적인 회계 시스템을 갖춘 공연 기획사는 손에 꼽고 대부분이 새로운 공연을 올리며 부채를 메우는 형국”이라며 “기획사가 무너질 때마다 배우와 스태프의 임금체불 문제가 반복되고 이들에 대한 구제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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