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에서 한식 재조명이 불기 시작했다. 출발은 서울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이 지난해 호텔 레스토랑 중 유일하게 ‘미슐랭 3스타’로 선정되면서 특급호텔이 한식당을 새롭게 주목하게 된 것이다. 그간 특급호텔은 수익성을 이유로 들어 한식당을 홀대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실제로 라연은 지난해 가을 미슐랭 3스타 이후 매일같이 만석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과거에는 외국인 비중이 6대4로 국내 고객이 더 높았지만 미슐랭 가이드 발표 후 외국인과 내국인 비중은 5대5로 변화돼 갈수록 외국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라연의 성공이 다른 특급호텔의 한식당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호텔은 한식당 ‘무궁화’을 내세워 올해 미슐랭 스타 획득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개장한 지 37년으로 호텔 한식 레스토랑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라연’에 밀리는 수모를 겪은 무궁화는 메뉴의 전면 리뉴얼을 통해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각오다.
반얀트리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진두지휘로 지난 5월 반얀트리의 식음료 총괄 디렉터인 강레오 셰프가 운영하는 퓨전 한식당을 오픈했다. 파크하얏트서울도 도심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을 자랑하는 최고층 24층 ‘더 라운지’를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였다.
이처럼 호텔들이 한식당에 열을 올리고 있는 데는 ‘정식당’이나 ‘24절기’ 등이 미슐랭 스타로 인정을 받으면서 퓨전한식이 ‘핫’해진 데다 특히 가장 최근에는 라연이 호텔업계에서 처음 별을 달게 되자 외국인뿐만 아니라 내국인에게조차 한식이 재조명받고 있어서다. /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