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AFP연합뉴스
유럽이 보름 넘게 ‘피프로닐 살충제 계란’ 파동에 휩싸인 가운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식사 테이블에도 오염 계란이 올랐을 가능성이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 온라인은 버킹엄 궁에 식품을 납품해오던 푸드스피드가 최근 오염 계란 스캔들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산더미처럼 싸인 유럽산 계란 껍질 /AFP연합뉴스
푸드스피드는 버킹엄 궁에 납품할 수 있도록 왕실인증서수여자협회(Royal Warrant Holders Association)의 인증을 받은 곳으로, 식품안전국(FSA)이 지정한 오염 계란을 유통한 5개 업체에 포함됐다. FSA는 전날 국내 식품제조·음식조달 업체 5곳에서 살충제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들을 추가로 거둬들였다고 발표했다. FSA는 “이들 계란은 유럽연합(EU)이 피프로닐 오염 계란들의 출하를 금지하기 이전에 수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5개사가 사용한 계란 제품은 모두 벨기에 회사인 코코바이트에서 건너왔다.
데일리메일은 “협회가 푸드스피드에 대해 여왕에게 신선한 우유와 일일 식품을 납품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푸드스피드는 웹페이지에서 왕궁과 런던의 주요 요리사들이 자신들의 고객이라고 소개해왔다”면서 “전날 버킹엄 궁이 푸드스피드로부터 구입한 계란을 왕실 요리에 사용했는지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살충제 계란 파동의 진앙지인 유럽에서는 이달 초부터 파문이 확산된 이래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확인된 오염 계란 유통국은 약 18개국에 이른다. 여기에는 유럽연합(EU) 16개국과 비EU 유럽 국가인 스위스, 아시아의 홍콩까지 포함된다.
이달 1일 네덜란드와 벨기에 정부가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피프로닐이 계란에서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된 이번 파동은 오염된 계란이 각국으로 수출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다. 특히 네덜란드는 유럽 최대 계란 및 계란 가공식품 생산국으로 네덜란드산 계란이 오염에 노출되면서 급속도로 피해가 확산됐다. 네덜란드는 매년 약 100억개의 계란을 생산해 이 중 65%가량을 수출한다. 포브스는 “벨기에·네덜란드·독일·프랑스 등에서 오염 계란이 발견됐고 다른 국가들이 이 계란들을 수입했다”고 확산 경위를 설명했다.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에디트 시퍼스 네덜란드 공중보건부 장관은 “이번 피프로닐 파문에 대한 조사는 연말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