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한(사진) 현대자동차 사장은 최근 열린 노조와의 임단협에서 “올해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고 있고 이에 따른 생산 오더(주문)가 급격히 줄고 있다. 향후 특근도 불가능한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조가 과도한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6년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데 따른 우려와 경각심을 재차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대차의 노무비 수준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할 뿐 아니라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며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공유경제 등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들이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사장은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근로시간 제한, 통상임금 문제, 더 나아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요구와 세계 각국의 보호 무역주의 등 현대차를 둘러싼 경영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며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와 중국 자동차의 국내 시장 진출, 남북한 경색 상황에 따른 해외 투자심리와 국내 소비심리 위축 등 어느 하나 걱정되지 않는 것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오는 2020년까지 이런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우리에게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가 누구의 책임인지 공방하기 전에 노사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미래 생존을 위해 노사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물 한 방울도 아끼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