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토리]토스, 보상체계 확실하지만 성과 못내면 동료들이 압박...당근·채찍 명료

내적 동기 없으면 감당 어려워
일반 회사보다 퇴직률 더 높아
업무 스트레스 줄여주기 위해
'실패 파티' 열어 상품 주기도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던 토스는 누구에게나 ‘꿈의 직장’일까. 젊은 대표와 격 없이 소통하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회사 수면실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면 그럴 듯도 하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다. 자기 주도적인 일을 좋아하는 내적 동기가 강한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직장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토스를 토스답게 만든다.

이 대표는 “사실 퇴직률이 낮진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입사 전 면접부터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어떤 보상 체계가 있는 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편이다. 일을 시작한 뒤에는 성과가 나지 않는 직원들의 업무 분량을 줄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3개월 수습 과정 중 중도 탈락자도 많다.

동료집단압박(peer pressure)도 높은 편이다. 이 대표는 “팀원 중 뒤처지는 친구가 있으면 곧바로 그 친구에게 가서 ‘너 때문에 업무가 안 되고 있으니 더 분발해’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문화”라면서 “직급이 높은 사람들로부터 받는 압박보다 동료끼리 받는 압박이 훨씬 더 크다”고 말했다. 토스는 일에 전념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되 그만큼의 성과를 내야만 하게 만드는 회사다. 당근과 채찍이 명료하다.


직원들을 성과 압박에 시달리도록 내버려두지는 않는다. 이 대표는 “회사 내 직원들의 불안감이 높은 것을 잘 알고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실패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인정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장점은 직원들의 불만 하나하나까지 소중히 여기고 개선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동료집단압박이 너무 거세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해 조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최근에는 과감하게 ‘동료 평가 제도’를 없애기도 했다.

‘실패 파티’란 정기 행사도 있다. 실패했다고 해서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라 양질의 실패를 통해 배울 점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이 또한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했던 사업 중 실패했던 사례를 꼽고 함께 분석한 뒤 실패를 경험한 임직원들에게 오히려 소정의 상품을 제공한다. 실패하느라 수고했다는 의미다.

밤새 기업문화를 고민하고 참신한 시스템을 도입해도 이상처럼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맥킨지·베인앤컴퍼니·애플 등 글로벌 다국적 기업 출신의 인재들과 젊은 감각의 대표의 조합이라고 해도 수직적 의사결정 과정에 길들여져 온 이들이 하루아침에 바뀔 리는 없었다. 이 대표는 “난상토론이 될 줄 알았는데 사실 전 임직원 회의를 하면 손들고 의견을 말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면서 “그 중 용기를 내는 직원들에게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제공하는 등 어색한 부분들은 고쳐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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