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먹어도 안전" VS 학계 "먹지 말아야" 살충제 계란 소비자 혼란만 가중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살충제 계란을 많이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환경보건학회·대한의사협회 등 전문가들이 반박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환경보건학회는 22일 식약처의 위해 평가 결과가 나온 직후 공식 성명서를 통해 “계란은 매일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1회 섭취나 급성 노출에 의한 독성 가능성이 미미하다는 식약처의 발표는 중요한 사실을 흐릴 가능성이 있다”며 “급성 독성의 미미함을 강조하지 말고 만성 독성 영향 가능성을 고려해 조사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학회 측은 “살충제 방제 작업 직후에는 계란의 오염 수준이 훨씬 높아 개인의 노출량이 더 클 수도 있다”며 “실제 생산현장에서 사용된 살충제를 모두 추적해 유해 성분과 사용 실태를 확인하고 이를 반영해 계란의 오염 수준을 정확하게 추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식약처의 발표에 대해 “살충제 계란 섭취가 장기적으로 이뤄졌을 경우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결과가 없는데도 식품 당국이 하루 몇 개의 계란을 먹어도 안전하다는 식의 구체적 발표를 한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의협은 식약처 발표에 앞서 “계란 섭취에 따른 급성 독성의 영향은 거의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식약처가 발표한 후에는 “성급한 발표였다”고 반론을 제기해 혼란을 부추겼다. 여기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쏟아지는 자·타칭 전문가들의 비공식 의견이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

이에 대해 식약처는 “21일 발표한 위해평가는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만성 위험, 즉 평생 동안 매일 계란을 먹을 경우에 대해서도 극히 보수적으로 평가한 결과물”이라며 “평가에 사용된 계란 섭취량 역시 직접 계란을 섭취하는 경우뿐 아니라 계란을 사용한 가공식품을 모두 포함해 산정한 수치”라고 재반박에 나섰다. 이어 “섭취 가능한 계란 개수는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실제로 수십, 수천 개를 매일 먹으라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이번 위해평가는 지금까지 살충제 계란을 섭취했을지도 모를 소비자들의 불안을 덜기 위한 목적이지 앞으로도 살충제 계란을 먹으라는 뜻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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