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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성소수자협의회 ‘함수’ 회장인 김지수(23)씨는 “오늘 오후 2시께 징계처분통지서에 서명하라며 대학본부에 소환됐다”고 23일 밝혔다. 김 회장은 “‘학생상벌에 관한 시행세칙 제6조 2항(연구활동 방해)에 따라 경고를 결정한다’는 내용의 통지서에 ‘(해당 내용을) 통보받았고 의결사항을 이행할 것임을 확인한다’는 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과 함께 소환된 박모(21) 국제인문학부 학생회장도 같은 절차를 거쳤다. 경고조치에 따른 별도의 의무이행사항이나 징계사항이 없어 사실상 징계처분취소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1,000명이 넘는 반대서명이 모이고 여러 사람들이 도와준 덕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유기정학까지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이어 “학생이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막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반하는 행위이며, 이것을 아직까지도 민주주의 위반이라고 지적해야 한다는 사실은 유감스럽다”며 “앞으로는 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보장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월 20일 김 회장과 박 회장을 포함한 서강대 학생 9명은 서강대·육군 공동 주최행사인 ‘서강대학교 민군관계의 민주주의적 상생’ 포럼에 장준규 육군총장이 환영인사로 초빙된 데 항의하며 기습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포럼 환영사가 시작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게이군인 마녀사냥 즉각 중단하라”, “호모포빅 환영사가 서강대서 왠 말이냐” 등의 반대구호를 외쳤다. 장 전 총장은 지난 4월 육군 중앙수사단에 동성애자 색출을 지시해 전 부대를 대상으로 동성애자 군인 40~50명쯤의 신원을 확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학생 9명 중 김 회장과 박 회장은 지난 11일 장학위원회에 회부됐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