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참석자들도 아모스영농조합 이모 대표의 설명이 이어질수록 눈빛이 달라졌다. 이 대표가 “지금 회사가 키우는 돼지가 20억원 규모다. 3개월 동안 아무 일도 안 하고 해외여행을 갔다 오면 40억원이 돼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지난 2014년 12월 말부터 서울 봉천동 사무실에서 수십 차례나 열린 아모스영농조합의 ‘돼지펀드’ 투자설명회 풍경이다.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씨가 지난해 9월 구속돼 사기와 유사수신 법률 위반 등으로 징역 8년을 구형받은 후 31일 공판을 앞두고 있지만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은 여전히 허황한 꿈에 현혹되고 있다. 이씨는 사기혐의로 추가 기소되고 회삿돈 횡령 혐의로 또 한번 고발됐다. 돼지펀드로 투자자들을 울린 이 대표는 양돈장 한 곳과 허울뿐인 계약을 맺었을 뿐 양돈사업은 물론 육가공·프랜차이즈 식당 등의 사업계획조차 없었다. 새로운 투자자의 돈을 받아 기존 투자자의 돈을 돌려막으며 305억원을 챙겼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청담동 주식부자’ 사건을 서울경제신문이 단독 보도하며 유사수신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제2의 청담동 주식부자’들은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유주희·최성욱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