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기의 재판이라 불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국내외 관심이 상당한데요. 얽히고설킨 혐의들에 대해 재판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경제산업부 김혜영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세기의 재판이라 불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결과가 내일 나온다고요?
[기자]
네. D-day가 드디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내일 오후 2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가 내려집니다.
올해 2월 28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지 꼬박 178일 만입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5가지 혐의를 두고 유·무죄 여부와 형량을 판결할 예정인데요.
앞서, 박영수 특검은 지난 7일 이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습니다.
당시, 특검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형을 구형했고, 이 부회장 측은 실질적인 증거가 없는 ‘견강부회’라며 거세게 맞붙었는데요.
재계 안팎에서는 내일 1심 선고 결과와 관계없이 원고나 피고 측 모두 항소할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까지 법정 다툼은 지속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즉, 어떤 결과가 나오든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433억원의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렇다면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기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총 5가지 입니다.
뇌물공여 혐의와 횡령, 위증, 재산 국외 도피, 범죄수익은닉입니다.
우선, 이 부회장과 삼성 수뇌부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433억원대 뇌물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한 뇌물공여 혐의가 핵심인데요.
뇌물공여는 직무관련성, 대가성이 인정돼야 합니다.
즉, 경영권 승계를 위한 현안이 이 부회장에게 있었고, 대통령이 직무상 이를 도왔다는 게 입증돼야 하는데요.
특검은 현재 정황증거들을 내놓고 있고, 삼성 측은 특검이 뇌물공여의 이유로 내세운 경영권 승계 작업은 실체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뇌물공여 혐의가 인정이 된다면, 433억원대 가운데 실제로 전달된 298억 원은 횡령 혐의를 적용받습니다.
대가성이 입증안되더라도 향후 잠재적 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포괄적 뇌물죄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삼성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경영승계 대가가 없었더라도 대통령의 직무가 돈을 받고 향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만큼 포괄적 뇌물죄 적용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 대법원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뇌물 사건에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한 바 있습니다. 다만 금전적 혜택이 최순실씨에게 돌아간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뇌물 수수 공모가 입증돼야 뇌물죄 적용이 가능합니다.
또 최순실 씨 독일 회사 ‘코어스포츠’에 지급한 용역비 때문에 ‘재산국외도피’ 혐의가 추가됐고, 정유라 씨 승마 지원을 숨기기 위해 ‘말 세탁’을 했다는 이유로 범죄수익 은닉이 더해졌는데요.
특검은 이 부회장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를 지원하기 위해 78억원을 해외로 내보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묻고 있는데요.
국외재산도피죄는 국내 자산을 신고 없이 해외로 옮기거나 국내로 반입해야하는 자산을 해외에서 처분할 경우 법을 어긴 것으로 판단합니다.
특검은 최 씨의 독일회사인 ‘코어스포츠’와 삼성이 맺은 계약이 뇌물을 은폐하기 위한 허위계약이기 때문에 재산국외도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를 앞두고 국내외 관심이 상당합니다. 당초 이 부회장의 선고공판은 생중계가 허용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재판부는 예상을 뒤엎고 결국 내일 열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 재판을 생중계하지 않기로 했다고요?
[기자]
네. 이 부회장 재판 장면을 TV로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선고를 이틀 앞두기까지 생중계 허용 여부를 두고 장고를 거듭해 왔는데, 끝내 불허 방침을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생중계할 경우 알 권리 등 공공의 이익보다 부작용이 더 크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입게 될 회복하기 어려운 불이익과 손해 등을 비교해 선고 재판 중계를 불허한 것인데요.
또, 피고인 5명이 모두 동의하지 않았고 무죄 추정의 원칙도 적용했습니다.
선고 생중계 시 유·무죄 판결이 확정된 것처럼 보일 가능성을 우려한 건데요.
1심에서 유죄 선고 모습이 생중계될 경우 상급심에서 결과가 뒤집히더라도 유죄 낙인이 찍힐 수 있는 점을 반영한 셈입니다.
또, 취재진의 법정 촬영도 허가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세기의 재판’이라 불리는 만큼, 방청권 경쟁률도 만만치 않았는데요.
서른 자리 추첨에 454명이 넘게 모여들었습니다.
방청권 경쟁률은 무려 15.1대 1을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