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2’ D-DAY①] “시청률 1%→시즌2 제작”…명대사에 답이 있다

‘청춘시대2’가 오늘(25일)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는 외모부터 성격, 전공, 남자 취향, 연애 스타일까지 모두 다른 5명의 여대생이 셰어하우스 벨에포크에 모여 살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청춘시대2’에서는 하메(하우스 메이트)들의 1년 후를 그릴 예정이다.

/사진=JTBC
‘청춘시대’는 시즌1에서 시청률 1~2%를 유지했다. 때로는 1% 이하로 내려가기도 했다. 객관적으로 높은 수치는 아니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청춘시대’를 그리워했고 결국 하메들을 시즌2로 불러들였다. 도대체 ‘청춘시대’가 갖고 있는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청춘시대’ 속 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성향을 지닌다. 이는 ‘연애시대’를 집필했던 박연선 작가 특유의 캐릭터 구현력에서 비롯됐다. 박 작가는 구체적인 인물을 통해 현실감 있는 감정선을 만들어냈다. 시청자들의 공감은 자연히 따라왔고, 이것이 ‘청춘시대’의 가장 큰 힘이 됐다.

그러다보니 명대사도 많다. 하메로 등장한 한예리, 한승연, 박은빈, 류화영, 박혜수 모두 한 번 이상은 주옥같은 대사를 뱉었다. 그 중 시즌1 시청자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되는 대사가 있으니, 극 중 강이나(류화영 분)와 유은재(박혜수 분)의 입에서 나온 말들이다.

강이나는 큰 사고를 겪은 후 삶을 쉽게 살아가려 하는 인물. 자신과는 달리 아등바등 사는 윤진명(한예리 분)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며 몇 번씩 갈등을 만들어냈다. 강이나가 마음속에 숨긴 윤진명을 향한 진짜 감정이 질투라는 것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강이나는 “내가 싫은 거냐, 내 가난이 싫은 거냐?”고 묻는 윤진명의 뒷모습에 대고 “부러워서 싫어. 너처럼 되고 싶은데 될 수 없으니까 미워하는 수밖에 없어. 나의 질투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라고 혼잣말했다. 동경이 미움이 되고만 상황을 한 순간에 와 닿도록 만들었다.

소심한 성격 탓에 초반 벨에포크에 적응하는 데서 어려움을 느끼던 유은재는 불만과 서러움을 혼자서 꾹꾹 눌러 담다 결국 한 번에 터트렸다. 자신만 모든 것을 참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는 하메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사실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유은재는 “나는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다를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오만했다. 나와 같은 사람이다. 나만큼 불안하고, 나만큼 머뭇대고, 나만큼은 착한 사람”이라며 타인을 이해하게 됐다.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타인을 돌아 볼 여유가 없는 청춘의 현실이 그대로 비춰졌다.


이처럼 ‘청춘시대’는 청춘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섬세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청춘을 마냥 아름다운 시선으로 보지 않고 현실적으로 무게 있게 다뤘다. 솔직하게 드러난 인물들의 감정에 일부 시청자들은 자신을 되돌아보며 ‘부끄럽다’고 느낄 정도였다.

/사진=JTBC
박혜수, 신현수, 손승원 등 신예를 발굴하기도 했다. 캐릭터 하나하나에 애정을 가지고 배우에게 맞는 옷을 입혀줬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청춘물로서 요구되는 바를 충족하는 동시에 진정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었다.

‘청춘시대’는 그렇게 시청자들의 마음에 돌을 던졌고.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당시 JTBC 드라마 해외 수출 사례 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넷플릭스에 수출됐다. 다소 아쉬웠던 시청률을 잊게 만드는 값진 성과였고, 결국 시즌2까지 만들게 됐다.

한국 드라마 중에는 시즌제로 이어지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하나의 이야기가 완결된 후 또 다시 같은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청춘시대’의 시즌2 제작은 의미 있으면서도 부담스러웠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걱정부터 됐다고.

이태곤 PD는 “시즌1에서 본질적이고 심각한, 생존에 관련된 문제가 지나갔다. 시즌2에서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전진시킬 수 있을지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박연선 작가가 대본을 써내려가는 것과 연기자들의 연기를 보며 자신감이 생겼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제작진과 출연진만큼 중요한 것이 ‘청춘시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 벨에포크다. 제작진은 이 상징적인 공간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촬영 종료 후 철거했기 때문에 설계도를 보고 원형 그대로 지어야 했다. 작은 소품까지도 꼼꼼하게 손길이 닿았다.

내용면에서도 기본 틀은 유지된다. 이 PD에 따르면 두 시즌을 관통하는 주제는 ‘아픔에 공감하는 이야기’다. 시청자들이 ‘청춘시대’를 무엇 때문에 좋아하고 다시 찾았는지 잊기 않기 위해 바탕은 그대로 간다. 그러면서 시즌1에서 다루지 못했던 문제까지 포함한다.

이 PD는 “시즌1에서는 개인이 가지고 있었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가는 과정이 주였다면, 2에서는 관계 속 벌어지는 문제에 고통 받고 해결하는 모습이 펼쳐진다”며 “상대가 있는 고민이 어떻게 전개되고 해결되는지 중점적으로 봐 달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현 청춘이 공감했던 세밀한 감성은 그대로 가져간다. 다만 하메들의 행동반경이 조금 더 넓어졌다. 이제는 나뿐만 아니라 남도 본다. 더 넓은 시선으로 청춘을 긍정하는 ‘청춘시대2’가 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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