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를 덮친 허리케인 중 12년 만에 가장 강력하다는 ‘하비’(Harvey)가 25일(현지시간) 밤 미국 텍사스주(州) 남동부에 상륙했다.
하비의 위력은 상륙 이후 점점 약화하고 있지만, 하비가 북상하며 인구밀집 지역인 휴스턴, 샌안토니오 등을 강타할 것으로 예상돼 큰 피해가 우려된다.
미 국립기상청(NWS)과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하비’는 이날 밤 텍사스주 남부 연안도시 코퍼스 크리스티 북동쪽 48㎞ 지점에 처음 상륙하며 최고 풍속이 시속 130마일(210㎞)에 달하는 ‘카테고리 4’ 등급으로 발달했다.
허리케인은 카테고리 숫자가 높을수록 강력하며 카테고리 5가 최고 등급이다.
하비는 점차 내륙으로 이동하며 위력이 약해졌고, 미국 중부 표준시간으로 26일 오전 3시께 등급이 ‘카테고리 2’로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시속 110마일(177㎞)의 속도로 바람이 불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하비가 텍사스주 연안지대를 강타하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비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코퍼스 크리스티부터 인근 갤버스턴까지 텍사스 남부 연안 도시 인구는 580만여명에 달한다.
하비가 시속 200㎞가 넘는 강풍과 함께 폭우를 쏟아내면서 텍사스주 연안지대의 홍수와 해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립허리케인센터도 “하비가 약화하고 있지만, 바다수위는 점점 오르고 있다”며 수위가 최고 4m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은 해안 지역 저지대에 사는 주민에게는 홍수와 해일 피해를 우려해 고지대로 대피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미국 네 번째 도시인 휴스턴을 포함한 텍사스주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정확한 피해 상황이 집계되지 않아 아직 사망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비의 진행경로에 놓인 텍사스 연안도시 락포트에선 고등학교의 지붕이 내려앉는 등 건물피해가 잇따랐고, 한 양로원에서는 지붕이 무너져 부상한 노인 10여 명이 인근 카운티 교도소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거센 바람이 불고 있는 코퍼스 크리스티에서도 벽과 지붕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기상 전문가들은 하비가 이번 주말 내내 내륙에 머무르며 며칠간 집중호우를 퍼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 강수량은 38~63㎝로 예상된다.
특히 하비는 상륙지점으로부터 100마일(161㎞)이 넘는 내륙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700마일(1천126㎞) 떨어진 앨러배마주와 플로리다 팬핸들(Panhandle·앨러배마주와 조지아주에 길게 걸쳐있는 플로리다주 내 카운티들)지역 인근에서도 위험한 파도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남부는 지난 2005년 8월 미국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열대폭풍으로 기록된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강타당해 도시의 80%가 물에 잠기고 1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하비는 위험한 폭풍우를 동반하고 있어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홍수를 야기할 수 있다. 강풍도 문제”라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