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전 청장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고영태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자신이 관세청장 자리에 오른 뒤 최씨를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천 전 청장은 최씨에게 “관세행정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대답했다”고 했지만 최씨를 만난 경위에 대해선 “이 사무관이 ‘한 번 만날 사람이 있다’며 관세청장 인선에 도움을 준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말해서 망설이다 자리에 나간 것 뿐”이라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한때 측근이었던 고씨에게 관세청장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말했다. 고씨는 지인이던 관세청 이모 사무관을 통해 천 전 청장을 추천받아 최씨에게 전달했다. 고씨는 천 전 청장을‘면접’ 보기 위해 이모 사무관을 통해 천 전 청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천 전 청장은 고씨를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씨가 ‘잘 아는 후배가 있다, 만나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지 청장 문제와 관련해서 만난 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관세청 인사에 개입해 뒷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 중인 고씨와 선을 그으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고씨는 지난해 2월부터 5월까지 이씨에게서 인사청탁을 받고 대가로 총 2,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앞서 고씨 측은 재판이 시작되자마자 보석을 청구했지만, 재판부는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