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투자 가이드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8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요즘 주식시장에 대한 모든 대화에서 정치는 ‘껄끄러운 주제’이다.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 가장 현명한 투자는 워싱턴 정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을 찾아내는 것이다. 시중에 떠도는 어떤 뉴스도 뛰어넘을 수 있는 주식과 펀드들을 소개한다.



몇 달이라는 시간은 변화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12월 투자자 가이드(Investor’s Guide)를 포춘에 게재했을 당시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다우존스 산업 평균지수가 1만 9,000 포인트를 막 넘어선 상황이었다. 올 1월에 2만 포인트에 오른 다우 지수는 몇 주 만에 2만 1,000 포인트마저 돌파했다. 곧이어 3월에는 황소 장세가 자신의 8번째 생일을 축하했다(8년 연속 강세장이 펼쳐졌다는 의미다). 현재 S&P 500은 많은 월가 기업들이 바라본 연말 목표가를 이미 돌파한 상황이다. 제이피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고객투자전략 글로벌 총괄 앤디 골드버그 Andy Goldberg는 이에 대해 “주식시장, 금리, 그리고 달러까지 모두 상승했다. 투자자 신뢰와 투자 심리도 모두 올랐다”며 “전례 없는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정치가 그 낙관론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정치가 만든 건 정치에 의해 파괴될 수도 있다. 봄이 여름으로 바뀌듯,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 100일이 금방 지나갔고, 세금 감면과 규제 개혁으로 알려진 ‘무지개 너머의 금상자’가 (더 멀어진 것은 아니지만) 취임 전 만큼이나 멀어 보인다는 사실에 힘겨워하고 있다. ‘오바마케어 폐지 후 대체 법안’을 둘러싼 공화당의 혼선과 러시아 대선 개입 조사와 관련된 혼란으로 경제 정책은 우선순위 밖으로 밀려났고, 양당 협력 또한 더욱 어려워졌다. ‘트럼프 효과(Trump Bump)’로 불렸던 주식 랠리도 주춤해졌다.

투자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선거 전 이미 역사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됐던) 많은 미국 주식들이 세금 개혁 같은 공화당 공약들이 이미 실행된 것처럼 주가에 선반영 돼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교직원퇴직연금기금(TIAA Investment)의 수전 허시 Susan Hirsch는 트럼프 당선 직후 금융주들을 매수했지만, 지금은 이미 두 종목을 매도한 상황이다. 그녀는 이에 대해 “일부 ‘상승기대감’이 이미 가격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헬스케어와 다른 산업에서도 의회의 정책 입법이 불투명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미심쩍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포춘이 만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워싱턴 정가의 움직임에 운명이 좌지우지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성장을 완전히 통제하는 기업들을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희소식은 미국 기업들의 핵심 역량이 지난 몇 년보다 올해 더 강화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월가는 S&P 500대 기업들의 이익이 올해 1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세제 개혁이라는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증가율이다. 이익이 급감해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던 에너지 기업들이 서서히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골드버그는 “만약 세금 감면이 이뤄진다면, 이익 성장률이 월가의 컨센서스보다 2배 높은 20%를 넘을 것”이라며 “의원들이 법인 세율을 조금이라도 낮춘다면 그들은 시장에서 ‘영웅’으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시장 역시 스스로 ‘영웅’을 만들고 있다. 특히 IT부문이 그렇다. ‘트럼프 효과’가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바람에, 투자자들은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눈치재지 못했다. 올해 들어 가장 가치 있는 5개 미국 기업들의 순위가 극적으로 바뀌었다. 그 결과, 지금은 50년 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IT기업들로만(톱5가) 구성되어 있다. 전기차 스타트업 테슬라는 제네럴 모터스보다 시가총액이 더 많다. 대규모 손실을 기록 중인 스냅챗 Snapchat은 IPO 역사상 가장 비싼 가치에 상장됐다. 하지만 주식을 고르는 전문가들은 이런 점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골드버그는 이에 대해 “오늘날의 밸류에이션은 이렇게 보면 된다. 만약 시속 65마일 속도 제한 지역에서 70마일로 운전을 하면, 속도를 약간 초과하는 셈이 된다. 하지만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이 같은 환경을 감안해 (시장 상회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 매니저들이 여전히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18개 종목과 3개 펀드를 찾아냈다.



■ 시장 등락에 관계없이 수익을 안겨줄 종목들
꾸준하게 배당을 늘리는 기업들은 특히 시장이 불안할 때 경쟁사들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경향이 있다.


통 큰 배당 기업들 ▶ 이 차트는 2017년 글로벌 기업들이 주주들에게 현금 배당으로 환원할 금액을 보여주고 있다.

금리 인상은 일반적으로 배당주에 불리하다. 채권 수익률이 더 커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배당주에 매력을 덜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규칙에도 예외는 있다: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Columbia Threadneedle에서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를 운용하는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 안위티 바후구나 Anwiti Bahuguna는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배당금을 늘려 시장에 긍정적인 성장 시그널을 보내는 주식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초과 수익을 내고, 시장 조정기에 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가장 적절한 사례가 애플이다. 2012년 배당 제도를 재도입한 후, 애플은 매년 배당금을 늘려왔다. 또 향후 12개월 동안 다른 어떤 기업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가장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엑슨 모빌 Exxon Mobil을 간발의 차로 앞설 것이다). 현재 2,500억 달러 이상인 보유 현금을 고려할 때, 만약 의회가 세금 감면이나 해외 보유 현금에 대한 세금 우대를 시행하면, 투자자들은 보유 현금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애플은 S&P 500 대비 15%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54억 달러 규모의 앨저 스펙트라 펀드 Alger Spectra Fund를 운용하는 앤커 크로포드Ankur Crawford는 “그런 점(세금 감면 등으로 현금이 더 늘어나는 것)을 계산하지 않더라도, 애플 주식은 저렴하다”고 말했다.

830억 달러 규모의 프랭클린 인컴 펀드 Franklin Income Fund를 공동 운용하는 매트 퀸란 Matt Quinlan은 13년 연속 배당금을 늘려온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Texas Instruments(이하 TI)를 선호하고 있다. TI는 ‘아날로그 Analog’라 불리는 수익성 높은 반도체 틈새시장 1위 기업으로, 생체 측정기(BiometricReader), 3D프린터, 그리고 로봇 장비 등에 쓰이는 칩을 생산하는 등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하고 있다. 홈 데포 Home Depot는 지난 5년 간 배당금을 22% 늘리고, 수억 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미국 교직원퇴직연금의 수전 허시는 “홈 데포는 경제와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는 현 경기 사이클에서 성장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158억 달러 규모의 손버그 인베스트먼트 인컴 빌더 펀드 Thornburg Investment Income Builder Fund를 공동 운용하는 브라이언 맥마흔 Brian McMahon은 더 높은 수익률을 위해선 고배당 장려 세법을 가진 해외 시장을 눈여겨 보라고 추천한다. 그는 미국 증시에서 배당수익률 6.7%을 기록한 에너지 대기업 로열 더치 셸 Royal Dutch Shell과 배당수익률 3.6%를 기록한 스위스 은행 UBS를 선호하고 있다.




PICKS ▷ 애플(APPL, 2017년 5월 12일 기준 156달러),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XN, 81달러), 홈 데포(HD, 157 달러), 로열 더치 셸(RDS, 55달러), UBS(UBS, 17달러)




성장의 원천 ▶ 월가는 IT 섹터가 2017년 경제 성장을 이끌 최대 동력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 몸집을 더 불리는 IT 대기업
시가총액 기준으로 미국 내 최대 5개 기업은 어디일까? 현재는 전부 IT 기업들이다. 이들 중 일부가 주주를 더욱 기쁘게 하고 있는 이유를 소개한다.


성장의 원천 ▶ 월가는 IT 섹터가 2017년 경제 성장을 이끌 최대 동력이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지난 5월 초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 회의에서, 워런 버핏은 미국 최대 기업들, 특히 구글과 아마존의 폭발적인 성장성을 간과했던 일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최고 IT 투자자들이 버핏을 포함한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 아직 너무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Alphabet은 현재 S&P 500 기업 가운데 애플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다. 그 뒤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그리고 페이스북이 잇고 있다. 이들의 총 기업가치는 3조 달러에 육박한다. 심지어 버핏도 “유형자산보다 지적 재산권(IP)에 기반한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과거 제조업 중심의 대기업들보다 더 낫다”고 감탄한 바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가정 도우미 로봇, 또는 완벽한 번역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인공지능은 현재 IT업계에서 가장 큰 파급효과를 내고 있는 IP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구글이 AI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고성장 나스닥 종목과 다른 IT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148억 달러 규모의 피델리티 OTC 포트폴리오 Fidelity OTC Portfolio 운용자 개빈 베이커 Gavin Baker는 “우리는 구글 알파고의 승리를 달 착륙보다 더 중요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딥 러닝’ 컴퓨터 프로그램 알파고는 지난해 바둑 세계 챔피언을 꺾었다). 올해에만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늘린 알파벳은 2017년예상 PER 23수준에서 거래되며 (S&P 500은 PER 18.5),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형 IT기업들의 광범위한 연산 능력 때문에 다른 기업들은 그들의 지배력에 도전하기가 어렵다. 그 현상의 한 가지 예가 아마존이다. 이 기업은 정면으로 맞서려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전기 철조망’을 세워 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티로 프라이스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로지 펀드 T. Rowe Price Science & Technology Fund를 운용하는 켄 앨런 Ken Allen은 “게다가 아마존은 1조 달러 시장 기회를 가진 사업을 하나가 아니라 두 개(전자 상거래와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나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약 4,600억 달러 가치를 가진 아마존이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하는 첫 번째 기업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43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교직원퇴직연금 대형성장주펀드(TIAA-CREF Large-Cap Growth Fund)를 운용하는 수전 허시는 “클라우드 사업으로 수익을 크게 늘릴 또 다른 기업이 어도비”라고 전망했다. 이 포토숍 업체는 클라우드 유료화 모델로 전환한 이후,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매출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인 자동차 부문에선 누가 첫 우승자가 될지 예측하기 힘들다. 이제 겨우 상상력의 영역에서 벗어난 무인차 부문은 구글부터 포드까지 수 많은 기업들이 포식자처럼 달려들고 있다. 베이커는 테슬라 뿐만 아니라 우버에도 투자하고 있다(우버는 펀드의 3%를 차지하는 3~4 개 비상장회사 중 한 곳이다). 그는 “미래에 내 손자들은 인간에게 운전이 허용된다는 것을 매우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시는 기술 관련 비용이 줄어들면서, 더 큰 가치와 성능을 제공하는 테슬라가 전통 자동차 산업을 상당히 많이 잠식해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아직은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래서 그녀는 테슬라에 대한 투자 비율을 비교적 낮게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에) 대규모 투자는 안 한다. 위궤양이 걸릴 만큼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자들은 그들의 속을 뒤집어 놓을 것 같지 않은 IT투자처로 엔비디아 Nvidia 같은 반도체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 이 회사 칩은 테슬라와 다른 자율주행 시스템, 스마트폰, 그리고 기타 부문에 사용되고 있다. 올해 칩 제조업체들은 이미 주식 시장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앨저 스펙트라 펀드의 앤커 크로포드는 2017년 예상 PER 16 미만에서 거래되는 브로드컴 Broadcom이 아바고 Avago와의 합병 이후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다수의 사물 인터넷 제품은 물론, 애플 아이폰과 삼성 갤럭시 폰에도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그녀는 “브로드컴이 제대로 된 모든 제품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PICKS ▷ 알파벳(Googl, 955달러), 테슬라(TSLA, 325달러), 브로드컴(AVGO, 236달러), 어도비(ADBE, 137달러), 엔비디아(NVDA, 130달러)









■ 주식의 대안 상품 찾
주식 시장이 요동칠 때 완충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자산을 찾기 위해, 투자자들은 일부 익숙하지 않은 투자처를 바라보고 있다.



채권 시장은 지금 당장은 풀기 어려운 퍼즐 같다. 오펜하이머펀드 OppenheimerFunds의 최고투자책임자 크리쉬나 메마니 Krishna Memani는 “높은 주가는 조정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배의 균형을 이루는 ‘평형수(Ballast)’처럼 채권(Fixed Income) 보유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장 안전한 채권에 붙은 표면이자가 너무 낮아 투자자들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주지 못하고 있다. 물가상승과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폭락할 위험성도 안고 있다.

한 가지 대안이 시니어 론 Senior Loan이라 불리는 변동금리 담보대출 채권 *역주: 투자등급(BBB-) 이하의 기업에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채권 이다. 이 상품은 투자자들에게 팔 수 있는 형태로 전환된 대출채권(Securitized Loan)이다. 이 채권의 ‘표면이자(Coupon)’는 현재 금리에 고정되고, 금리가 오르더라도 가치가 하락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재조정되고 있다. 이 상품에서 가장 인기 높고 수수료가 저렴한 EFT는 파워셰어스 시니어 론 포트폴리오 PowerShares Senior Loan Portfolio다 채권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의 회복과 그들의 통화 강세 속에서, 현지 통화표시 채권을 구매함으로써 수익을 누릴 수 있다. 신흥시장 채권은 이미 미국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메마니는 신흥시장 금리가 오르기는커녕 내려가면서 채권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 예상했다. 거의 6% 수익률을 제공하는 저렴한 수수료의 위즈덤트리 신흥시장 부채펀드(WisdomTree Emerging Markets Local Debt Fund)는 메마니가 낙관하는 러시아와 남미 시장에 상당 부분을 투자하고 있다.








■ 해외 혁신기업에 베팅하기
창업 기업들이 인도와 중국에서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 ‘통상 정책(Trade Politics)’에 영향 을 받을 가능성이 적은 몇 가지 주식을 소개한다.


격차 줄이기 ▶ 신흥시장은 미국 대선 이후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S&P 500 지수를 거의 다 따라잡았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신흥시장에 미친 즉각적인 영향은 트럼프 당선과 함께 투매가 발생한 ‘트럼프 패대기 효과(Trump Dump)’로 묘사할 수 있다. 남미부터 아시아까지 많은 시장의 주식이 폭락했다. 대통령 당선자의 보호무역주의 강경발언들이 무역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완화되면서, 그런 두려움이 줄어들었고 많은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BlackRock은 선진국보다 신흥시장을 더욱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블랙록의 최고주식전략책임자 케이트 무어 Kate Moore는 “비즈니스와 공급망 개혁으로 신흥시장 기업들의 수익성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33억 달러 규모의 배런 신흥국펀드를 운용하는 마이클 카스 Michael Kass는 “지적 자산(Intellectual Capital)을 많이 갖고 있고 혁신에 집중하는 ‘신흥시장 2.0’ 기업들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에 열광하는 그는 “경제 개혁이 자리를 잡으면서 인도시장이 성장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인도 최고 주택담보 대출업체 하우징 디벨롭먼트 파이낸스 콥 Housing Development Finance Corp.과 코탁 마힌드라 Kotak Mahindra 같은 민간은행을 선호하고 있다(미국 투자자들은 블루칩 기업들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스 인디아 50 ETF iShares India 50 ETF을 통해 이 주식들을 살 수 있다). 중국 내 성장 부진을 걱정하는 신흥시장 투자자들은 벼랑 끝에 선 심정이다.

하지만 블랙록의 글로벌 오퍼튜니티 펀드 Global Opportunities Fund를 공동 운용하는 손버그의 브라이언 맥마흔은 차이나 모바일 China Mobile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8억 명 이상의 고객- 4세대 사용자 5억 명 이상 포함-을 보유하고 있는 이 국영 모바일 서비스 업체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 PER 14에 거래되며 3%의 배당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맥마흔은 “아마도 통신 소비가 코카콜라나 오레오스, 맥도널드 햄버거 소비보다 더 많이 상승할 것이다. 하지만 통신 회사들은 맥도널드, 코카콜라 또는 오레오 제조사 몬델레스 Mondelez보다 훨씬 낮은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같은 중국 IT 대기업들은 카스가 좋아하는 기업가 정신(Entrepreneurialism)을 가진 곳들이다. 두 기업 모두 역대 최고가에 거래 되고 있지만, 알리바바 주식을 더욱 싸게 살 수 있는 ‘뒷문’은 여전히 있다: 야후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다.

이 실패한 IT기업은 곧 버라이즌 Verizon에 통합될 예정이다. 하지만 티로 프라이스 사이언스 앤드 테크놀로지의 펀드매니저 켈 앨런에 따르면, 야후가 소유한 알리바바 주식은 알타바Altaba’라는 별도 법인으로 유지되며, 현재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알리바바 주가보다 낮게 평가되고 있다.




PICKS ▷ 하우징 디벨롭먼트 파이낸스 콥(NSE: HDFC, 24달러), 아이셰어스 인디아 50 ETF(INDY, 34달러), 차이나 모바일(CHL, 55달러), 코탁 마힌드라(NSE: KOTAKBANK, 15달러), 알리바바(BABA, 120달러)



■ 에너지주 발굴하기
원유 가격이 2016년 최악의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산업은 전반적인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최고 잠재 수익률로 유명한 에너지 기업들을 외면하고 있는 이유다.


여전히 재충전을 기대한다 ▶ 에너지 기업들은 신임 미국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그러나 수요 부족으로 올해 에너지 주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펀드매니저들이 사실상 무한한 기회로 여기는 IT섹터와 달리, 경기 사이클이 있는 에너지 섹터는 최근 다소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블랙록의 최고주식전략가 케이트 무어는 “추천주를 선택해야 하는데, 전체 섹터를 훑어봐도 대박 종목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경기 성장과 이익 회복에도 불구하고, 5월 중순을 기준으로 단 한 개의 미국 에너지 주식 뮤추얼 펀드도 올해 수익을 내지 못했다.

그렇긴 하지만, 원유 생산이 ‘과잉(Glut)’ 영역에서 벗어나고 에너지 산업의 이익이 최근 저점에서 반등할 기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이 엄청난 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에너지 회사들의 주가는 올해 현재까지 예상치를 평균 22% 초과 상승했다.

제이피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글로벌 투자전략 총괄 책임자 앤디 골드버그는 “이런 사실은 지금 당장 에너지 섹터에 큰 기회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하지만 이 섹터의 주가는 실제 존재하는 것보다 더 많은 부정적인 소식에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앨저의 크로포드는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 Pioneer Natural Resources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부분의 경쟁사들보다 더 낮은 손익분기점 비용으로 석유와 천연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원유를 배럴당 40달러 이상으로 팔기만 하면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 아울러 파이어니어는 더 많은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 동안 업계의 관행은 잉여금 대부분을 자본 지출에 쓰고, 미래 수익을 해치는 채무를 늘리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 기업은 좀 더 합리적이고 원칙적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식시장에도 상장돼 있는 아르헨티나의 국영 에너지 회사 YPF는 셰일가스 개발을 위해 외국 기업들과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33억 달러 규모의 배런 이머징 마켓 펀드매니저인 마이클 카스는 “6개월 전까진 그 어느 누구도 YPF를 거들떠 보지 않았고, 세일 가스 저장량에도 실질적인 가치를 두지 않았다. 국가가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조치들은 아르헨티나의 다른 개혁에도 선순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교직원퇴직연금 대형성장주 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수전 허시는 원유가의 등락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기업을 통해, 에너지 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그녀는 시장조사기관 HIS 마킷 IHS Markit을 추천한다. 런던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에너지산업에 우선적으로 시장조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업체는 석유와 천연가스 고객사들이 경기 불황에서 벗어날 경우 비즈니스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PICKS ▷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PXD, 172달러), YPF(YPF, 24달러), HIS 마킷(INFO, 43달러)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JEN WIECZ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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