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영국민의 대다수는 유럽연합(EU)를 떠나면서 지급해야 하는 이른바 ‘이혼합의금’으로 거론되는 300억파운드(약 43조8,000억원)는 지나친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업체 ICM이 지난 25~28일 18세 이상 영국민 1,97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이혼합의금으로 300억파운드가 적절한지 견해를 묻는 말에 72%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답변을 꼽았다고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대로 수용할 만하다는 답변은 11%에 불과했다.
그러나 언론 등에서 추정한 300억파운드보다 금액을 낮춘 200억파운드(약 29조2,000억원)도 받아들일 수 없다(65%)는 답변비중이 ‘수용할 만하다(18%)’는 답변비중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간신히 100억파운드(약 14조6,000억원)에 이르러서야 두 의견이 40~41%로 비슷하게 나왔다. 이 같은 결과는 이혼합의금에 대한 영국민의 짙은 거부 정서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Brexit) 협상에 임하는 영국 정부는 이혼합의금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혼합의금은 브렉시트 협상의 최대 쟁점이기 때문이다. 현재 3차 협상 중인 영국과 EU간 브렉시트 협상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영국이 회원국으로 있으면서 약속했던 재정기여금 등을 포함해 영국이 정산해야 할 항목들을 제시했고 영국 측은 해당 항목들의 법적 근거를 하나하나 따지는 양상으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협상대표가 전한 바있다. 영국과 EU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에서 구체적인 이혼합의금을 상대측에 제시하지 않은 가운데 일부 언론에선 EU 측이 요구하는 금액이 1,000억유로(약 136조원)라고 보도한 바 있다.
EU 측은 이혼합의금과 상대측에 체류하는 자국민의 권리보호, 영국의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사이의 국경문제 등 탈퇴조건 협상에서 “충분한” 진전을 거둔 후에야 자유무역협정(FTA) 등 영국 측이 서둘러 협상을 시작하기를 바라는미래관계를 협상할 수 있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