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피’ 등 신규 ETF 5종목이 3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면서 국내 ETF 시장은 총 302종목으로 지난 2002년 개설 이후 15년 만에 300종목을 돌파한다.
순자산총액도 시장 개설 당시 3,444억원에서 지난 28일 기준 28조6,210억원으로 80배 이상 증가했고, 일 평균 거래대금 또한 올 들어 8,615억원으로 전년 7,900억원 대비 7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이에 따라 한국 ETF 시장은 상장 종목 수 기준으로 미국, 독일 등에 이어 글로벌 9위로 올라섰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순자산총액 기준으로는 글로벌 10위, 거래대금 기준으로는 글로벌 5위 수준이다.
ETF 상품이 300종목을 넘어서면서 기초자산은 국내외 지수는 물론 통화, 혼합자산, 원자재 등 20여 종으로 다양화됐다. 투자지역도 글로벌, 선진국, 신흥국, 유럽,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으로 분산됐고 스마트베타 등 새로운 전략 상품도 등장했다. 지난 6월에는 펀드매니저의 운용 재량을 통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액티브 채권형 ETF’도 출시됐다.
ETF 시장이 커지면서 기관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의 ETF 차익거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 들어 지난 28일까지 기관 전체의 ETF 일평균거래대금은 2,0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이와 함께 연기금의 연초 이후 일평균거래대금도 94억원으로 전년 대비 97% 늘어났으며 은행(77%), 보험(52%) 등 금융기관의 ETF 거래 규모도 증가했다. 또 최근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EMP(ETF Managed Portfolio, 포트폴리오 자산의 50% 이상을 ETF에 투자)를 활용한 변액보험, ETF 자문일임형 펀드, 은행의 ETF 특정금전신탁, 증권사 랩어카운트 등 기관 및 개인투자자를 위한 다양한 ETF 간접투자상품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다.
다만 유동성 편중 현상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ETF 시장은 코스피200, 레버리지·인버스 ETF 등 특정 종목에만 유동성이 편중돼 있어 해외지수, 섹터, 전략지수 ETF 등 다수 종목의 거래가 부진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일 평균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상위 10종목이 전체 거래대금의 75%를 차지하고 있다. 또 기관투자가가 활용 가능한 일정 규모 이상의 종목 수도 여전히 부족하다. 순자산금액 1,000억원 이상 ETF는 전 종목의 15% 수준인 45개에 불과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ETF 유동성 공급 확대 등 시장 환경을 개선하여 유동성 편중 현상을 해소하고,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의 ETF 시장 참여를 지속적으로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