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한 인터넷 포털 카페에 ‘수련생’을 모집하는 글이 올라왔다. 서로 연맹을 맺어 9월 한 달간 포르노를 보지 않은 회원에게 상품권을 제공하고 서로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한 합동수련이다. ‘이등병’으로 1일 차를 시작해 100일·200일·300일을 넘기면 ‘참모총장’, 700일을 넘기면 ‘국방장관’의 직위를 얻을 수 있다. 운영진은 포르노를 안 본 횟수를 기록해 달성 여부를 알려주는 ‘절제 앱’도 출시해 배포했다. 실패한 회원의 이름을 공개하며 ‘심각한 중독’ 경고를 주면 나머지 회원들이 “꼭 성공하겠다”고 다짐한다. 이 카페의 회원 수는 7,000명을 웃돌고 활동회원 수도 매일 300명에 이른다. 이처럼 수천명이 모여 음란물 중독을 자가치료하는 인터넷 동호회는 각 포털 사이트별로 3~4개씩 운영되고 있다.
포르노를 끊기 위해 직접 성클리닉을 찾는 이들도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성클리닉을 운영하는 강동우 원장은 “월 방문환자의 20%가 20·30 남성들이고 상당수가 포르노 중독과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포르노로 성을 배우면 ‘부모에게 들켜선 안 되는 금지된 장난’으로 인식하다 보니 어른이 된 후에도 ‘허락된 성’에는 만족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며 “포르노를 통해 부적절한 자극을 학습하기보다 성에 대한 인식과 성 촉발 메커니즘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음란물을 초등학생 때부터 접하는 비율은 증가 추세다. 3월 여성가족부가 11~19세 청소년 1만5,6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지난 1년간 성인용 영상물을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41.5%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초등학생의 음란물 시청 비중은 16.1%로 2년 전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성인용 영상물을 접하는 주된 경로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27.6%), 실시간 방송 및 동영상 사이트(19.1%), 사회관계망서비스(SNS·18.1%)순이었다.
/신다은기자 down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