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에서는 관객에게 극단적인 인물의 행동에 대한 심판을 유도하는 대신, 그 선택 아래에 깔린 근본적인 인간 존재의 약함을 조명하여 따뜻한 시선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연극 <손님들>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어른이 되지 못한 채 미성숙한 아이인 채로 어른의 이름을 갖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부모로 대변되는 미성숙한 어른이 사회와 주변사람들을 탓하며 아이처럼 구는 모습과, 소외받은 많은 존재들이 기댈 곧 없이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그들은 아직도 ‘어른’의 사회에 속하지 못한 ‘아이’임을 보여줄 예정이다.
탄탄한 수작들을 연이어 선보이며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극작가로 자리 잡은 고연옥과 떠오르는 젊은 연출가 김정의 협업도 기대된다. 이전의 프로덕션에서 조연출과 작가로 만나 합을 맞췄던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은, 이미 솔직한 조언과 비평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신뢰관계를 쌓아왔다.
고연옥 작가는 “어떤 부모를 만나든 진심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이라는 연약한 존재가 자신보다 더 어린 아이 같은 부모를 조금 더 사랑하기 위하여 애쓰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작의를 전했다.
김정 연출은 “이미 부서져 버린 한 어린 인간이 ‘행복’을 되찾기 위해 죽음 위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이다” 며 “이작품을 보고 객석을 나선 관객들이 소년을 통해 새로 태어난 ‘행복’이란 단어를 안고가길 희망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또한, 이 공연은 “2017 베세토 연극제”의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9월 서울 공연을 마친 뒤 오는 11월 중국 항저우에서 한 번 더 무대에 오른다. 배우 김하람 임영준 이진경 문영동 박종태 이수미 오남영이 출연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