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③] 김혜경 “비 오는 수요일엔 장미를…로맨틱한 시장님”

‘동상이몽2’ 김혜경-이재명, ‘26년 산’ 신혼부부가 된 사연

이재명 성남시장과 김혜경 씨의 26년 전은 나름 운명적이었으며, 또 로맨틱했다.

피아노를 전공으로 한 음대생 김혜경 씨가 지방에서 올라온 가난한 변호사 이재명과 처음 만났을 때까지만 해도, 결혼까지 이어질 것이로 생각하지 못했다. 그 당시를 떠올리던 김혜경 씨는 “제가 그때 콧대가 높았다. 만약 남편이 첫 만남에서 적극적이지 않았으면 이후 계속 만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성남시청
“그 당시 ‘카폰’이라고 벽돌 같은 폰이 있었어요.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솔직히 젊어 보이지 않고 엄청 나이 들어 보였고, 제 스타일은 아니었죠. 그런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니 굉장히 솔직하더라고요. 첫 만남에서 본인의 상황을 다 이야기를 하는 거죠. 그래서 특이했어요. 제가 만나봤던, 어렵게 공부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였어요. 그 상황을 안 보려고 하거나, 혹은 그 시간이 없었던 것처럼 말을 하던가. 그런데 남편은 달랐죠. 너무 솔직해서 ‘뭐지’ 싶더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 만날 때 차를 몰고 와서는 ‘서해안으로 갑시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씨익 웃는데 그 미소가 소년 같았어요. 그때 반한 것 같아요. 그 미소가 제게 첫인상으로 남았고, 이후 매일 같이 만났죠.”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것이 사랑이야기라고 했던가. 강하게만 보였던 이재명 시장의 러브스토리는 생각보다 풋풋하면서도 또 달콤했다.

“그 때 결혼과 유학 사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외국에 가서 공부를 더 할까, 아니면 레슨을 더 많이 받은 뒤 대학원을 갈까 고민을 했던 상황이었는데, 결국 결혼을 하게 됐네요. 그때 미국 유학을 가기 위해서 비자를 신청했는데, 그로부터 얼마 뒤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된 거죠. 그냥 운명이다 싶네요. (웃음)”

김혜경 씨는 만약 그때 이재명 시장을 만나지 않고 유학을 떠났다면, 아마 자신은 지금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 당시 유학을 갔던 친구들 중 결혼을 하지 않은 이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공부하고 이러느라 바쁜 것이죠. 결혼을 해서 제가 포기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얻은 행복도 많아요.”

살아온 환경이 다른 개인과 개인이 만나 하나의 가정을 이루는 결혼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오죽하면 ‘결혼은 미친짓이다’라는 말이 나올까. 아무리 남편과 아내의 관계는 ‘0촌’이라고 하지만, 또 기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남과 여’인 만큼 부부를 이룬다는 것은 누구 한 쪽만의 수고가 아닌 서로 간의 배려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 사람과 저는 살아온 환경이 너무 달랐어요. 서로의 친구들이 걱정을 할 정도로 많이 달랐지만, 오히려 많이 달랐고 우려하는 부분이 있었기에 서로 더 배려해 나갔던 것 같아요. 그 사람도 제가 음악을 한 사람이고 예민한 부분이 있으니,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배려를 해 주었고, 저 역시 남편이 민감할 수 있는 부분에 더욱 신경을 썼죠. 때로는 살다 보면 싸울 때도 있고, 부딪칠 때도 있지만, 이 같은 그런 배려들이 위기를 넘게 도와주면서 지금의 우리 부부를 지켜준 것 같아요.”

음대생에서 정치인의 아내가 되기까지. 26년이라는 시간을 이재명 시장과 함께 보내온 김혜경 씨는 “서로에게 물들어 가는 것 같다”고 말을 했다. 어떤 부분을 닮아가는 것 같으냐는 질문에 김혜경 씨는 “이건 정치인의 아내라는 특수성이 있는 것 같은데, 정치인이고 주기적으로 선거를 치르다 보니 부부애도 부부애지만 동지애, 전우애가 함께 생기는 기분”이라며 웃었다.

“주기적으로 선거를 치르다 보니 공격을 받을 때가 많아요. 부부애도 부부애지만, 동지애와 전우애도 함께 생겨요. 경선기간에 억울한 때도 있고, 마음 아플 때도 있죠. 그런 마음이 들 때마다 그냥 짠해요. 그리고 남편의 직업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저희에게 ‘구속’ ‘저항’ ‘투쟁’ 이런 말들이 무척 익숙하거든요. 삼척 가는 길에서 우리가 하는 대화를 듣고 ‘어떻게 아내에게 저런 말을 쓸 수 있는가’ 경악했다는 여성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자주 쓰는 농담 중 하나에요. 하하.”


사진=‘동상이몽2’ 캡처
‘동상이몽2’에서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는 바로 우블리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 아내에 귀여운 질투를 보이는 이재명 시장의 모습이었다. “내가 바로 우블리 팬클럽 성남시지부장”이라며 팬심을 보인 김혜경 씨이지만, 이내 “그래도 ‘동상이몽2’ 취지에는 우리 부부가 조금 더 적합하지 않나 싶다”고 은근한 어필을 하기도 했다.

“저도 우블리 보고 ‘하트 뿅뿅’이 될 때가 많아요. 그럴 때마다 방송에서처럼 행동을 해요. 그리고 제가 우블리를 이야기하면 진심으로 ‘추자현씨 예쁘데’이래요. 결국은 ‘그만하자’고 끝이 나죠. 추자현-우효광 부부와 같이 나오면서 변한 게 있는데, 그이가 백허그를 하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진짜 너무 자주 해요. 백허그도 내가 받아줄 준비가 됐을 때나 좋은 거지, 설거지하는데 백허그, 더운데 백허그, 뭐 하다가 백허그. 그래도 이 사람은 좋다고 하니 뭐…”

말은 이렇게 해도 추우커플 못지않게 깨가 쏟아지는 이재명-김혜경 부부이다. 이재명 시장이 출근을 할 때마다 매일같이 엘리베이터 앞에서 뽀뽀로 인사를 하는 김혜경 씨나, 비 오는 수요일에 빨간 장미꽃을 사 들고 오는 이재명 시장이나, ‘천생연분’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건 아닌 듯싶었다.

“저 보다는 남편이 더 애정표현을 많이 해요. ‘비 오는 수요일’이라고 가끔 하는 이벤트가 있는데, 이번에 장미꽃을 선물해 줬어요. 센스 있게 화병에 넣어서 온 거 있죠. 예뻐서 찍어놓았어요.(현재 김혜경 씨의 핸드폰 바탕화면 사진이다.) 시장님의 로맨스죠. (웃음)”

현재 이재명-김혜경 부부는 ‘26년 차 부부의 신혼’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어느덧 대학생이 된 두 아들은 독립하여 집을 떠났고, 네 식구가 함께 살던 둥지에는 이재명-김혜경 부부만 남았다. 빈둥지증후군을 느낄 법도 하지만, 이들 부부는 뒤늦게 찾아온 신혼의 즐거움에 자녀를 떠나 보낸 허전함과 아쉬움에 빠져있을 시간이 없었다.

사진=성남시청
“결혼하자마자 첫 아이가 생겼어요. 그러다 보니 첫 휴가 때도 아기가 있었고, 바로 다음 해에 둘째가 생기다 보니 신혼이 거의 없었죠. 그때 당시에는 신혼이 길었으면 싶어 아쉬움이 있었는데, 애들이 다 크고 나니 뒤늦게 여유 있는 신혼을 즐기는 기분이에요. 부부생활도 다시 들여다보고, 새로운 것도 해보고 그러니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짧은 신혼 이야기가 나오자, 김혜경 씨는 이재명 시장의 훈훈한 미담(?)을 전하기 시작했다.

“육아에 지친 저에게 주말을 선물해 줬어요. 주중에 내가 아이를 보면, 주말은 남편이 아이들을 꼭 돌봐주었죠. 남편이 주말에 여유가 있거나 시간이 남아돌기 때문에 아이를 돌봐준 건 절대 아니었어요. 주말에는 시민모임 활동을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행사도 많았죠. 본인도 바쁠 텐데 주말마다 ‘친구들과 밖에 나가 놀아라’며 아이들을 돌봐 줬어요.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 보통의 다른 남편들은 그렇게 도와주지 않는다고. 지금 남자들도 하기 힘든 부분인데, 요즘보다 더 옛날이었잖아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남편에게 고마운 부분 중 하나죠.”

아이들이 성인이 된 김혜경 씨의 또 다른 고민은 바로 손주 육아였다. 전까지는 ‘절대’ 아들들의 아이를 돌보지 않겠노라 선언을 한 김혜경 씨이지만 ‘동상이몽2’ 속 이지애-김정근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맞벌이로 바쁘면 봐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할머니가 돼 손자손녀를 돌봐줘야 하느냐, 현실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친구들 중 벌써 할머니가 된 친구들이 있는데, 다들 손주를 돌 봐주면서 하나같이 ‘안 봐줄 수 없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특히 딸이면 더욱 더. 저도 지금은 절대 안 봐 준다 그러는데, 육아로 힘들어 하는 이지애 부부를 보면서 ‘내가 과연 저렇게 힘들어 하는 아들의 모습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내 자식의 힘든 모습을 보느니, 내가 더 힘든 게 낫다. 그런 게 부모 마음 아니겠느냐”고 말한 김혜경 씨는 ‘동상이몽2’를 보면서 많은 부분을 느끼고 좋은 쪽으로 변화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는 이재명 시장도 동일하다고 말을 했다. ‘동상이몽2’이 나간 이후 이재명 시장의 엉덩이가 가벼워진 것만으로도 김혜경 씨는 무척이나 감사하다고 했다.

“이전에도 집안일을 전혀 안 도와주는 것이 아니었어요. 다만 문제는 일을 한 번 하면 지나치게 끝장을 보다 보니 피곤할 때가 종종 있었다는 거죠. 그래서 그냥 아예 안 시키고 그랬는데, 요즘은 스스로 알아서 하더라고요. 그런 면에 있어서 ‘동상이몽2’는 참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아요. (웃음)”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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