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8월 '서울 FTA공동위'서 농산물 관세 철폐 요구했었다

정부 "구체적 논의 없었다" 더니
美 '쌀시장 개방' 등 거론 가능성
'폐기'까지 꺼낸 美 압박 더 거셀듯

지난달 서울에서 열렸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에서 미국 측이 우리 정부에 농산물 관세를 즉시 철폐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우리 통상당국은 당시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관련해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이 우리나라의 ‘아킬레스건’ 격인 농산물 분야를 건드린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미 FTA 협정 ‘폐기(withdrawal)’ 카드까지 꺼내 든 만큼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4일 미국의 한 통상전문 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공동위 특별회기에서 미국 측 대표단은 미국의 대(對)한국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한국에 ‘남아 있는(remaining)’ 농산물 분야 관세를 즉시 철폐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1년 한미 FTA 발효 당시 우리나라는 578개 항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나머지 품목은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쌀을 포함한 16개 민감항목은 양허에서 제외했다. 미국 측의 요구에는 쌀시장 개방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크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개정 의지가 큰 만큼 쌀시장 개방을 비롯해 협정 개정을 위한 공세적 요구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지난 공동위 특별회기는 한미 FTA 개정을 원하는 미국 측의 요구로 열렸다. 미국이 첫 자리부터 강수를 뒀지만 우리 통상당국은 “공동조사 없이는 개정 협상도 없다”는 답변을 내놓고 미 대표단을 사실상 빈손으로 돌려보냈다. 김현종 통삽교섭본부장은 회의가 끝난 후 “미국 측은 무역적자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 협정문 폐기로 응수하면서 협상 개시를 위한 양국 간 줄다리기도 팽팽해지는 양상이다. 통상당국은 여전히 공동조사가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상당국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 협정문 개정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지난 공동위 특별회기에서는) 어떤 합의도 없었다”고 에둘러 말했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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