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구원투수로 등장한 허승조 前 GS리테일 부회장

3개 재단 이사장에 선임
"그룹 분위기 쇄신" 기대

그룹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광그룹에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태광그룹은 4일 허 전 부회장을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 일주학술문화재단, 세화예술문화재단 등 3개 재단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허 이사장은 전임 이사장인 심재혁 태광산업(003240) 대표이사 부회장이 건강상 문제로 물러남에 따라 새롭게 재단을 맡게 됐다.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은 지난 1977년 태광그룹 창립자인 일주 이임용 태광그룹 선대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했으며 1978년 개교한 세화여중·고와 1987년 개교한 세화고를 운영하고 있다. 일주문화재단은 1990년 장학금과 연구비 지급, 교육기관 지원 등의 목적으로 이 선대회장 등이 기부해 설립한 자산규모 744억원의 장학재단이며 세화예술문화재단은 이 선대회장과 함께 그룹을 설립한 세화 이선애 이사장이 941억원의 규모로 설립한 재단이다.

허 이사장은 태광산업의 고문직도 함께 맡을 예정이다. 허 이사장은 허만정 LG그룹 공동 창업주의 8남으로 고(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이며 허창수 GS그룹 회장에게는 삼촌이 된다. 특히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큰 매형이기도 한 허 이사장은 심 전 이사장의 퇴임으로 조언을 해줄 ‘어른’이 필요하다는 그룹의 요청에 이사장과 고문직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 이사장은 GS리테일의 미등기임원으로 여전히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 만큼 태광산업 경영에 직접 관여하기보다는 조언과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광그룹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 관계자도 “모기업은 물론 태광그룹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GS그룹에서 뛰어난 경영실적을 보인 허 이사장을 고문으로 모셔 재단은 물론 그룹 분위기 쇄신에 큰 활약을 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도 허 이사장이 젊은 경영진이 모여 있는 태광그룹에 무게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태광그룹은 2012년 간암 3기 판정을 받고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 전 회장을 대신해 심 전 부회장이 젊은 경영진과 함께 그룹을 이끌어왔다”며 “GS리테일 상장과 편의점 사업 등에서 경영 능력을 보인 허 이사장이 태광그룹에 끼칠 영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룹 부회장직을 맡았던 심 전 이사장은 요양을 위해 태광산업 대표이사에서 물러났으며 앞으로 태광산업은 홍현민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된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허승조 이사장 프로필

1968 서울고등학교 졸업


1972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공업경영학과 졸업

1978 ㈜럭키금성상사 해외건설부 입사

1995 ㈜LG상사 전무이사

2001 LG백화점 사장 겸 ㈜LG상사 마트사업부문 대표이사 사장

2002 ㈜LG유통 대표이사 사장

2009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2017 학교법인 일주세화학원, 일주학술문화재단, 세화예술문화재단 이사장 겸 태광산업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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