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금융 '핀크'로…SKT, 인터넷銀 포석 깔았다

하나금융과 핀테크 기업 합작
박정호 사장 인터넷銀 가능성 언급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사업 검토"
AI 고도화·2,500만 가입자 강점
멤버십 이용·요금 납부이력으로
신용대출 모델 개발도 가능할 듯

함영주(왼쪽부터) KEB하나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민응준 핀크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인찬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이 4일 서울 KEB하나은행 명동 본점 대강에서 핀테크 전문기업 ‘핀크’ 공개 행사를 열고 스마트폰을 들어보이고 있다. /송은석기자


SK텔레콤(017670)이 하나금융과 손잡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위한 확실한 포석을 깔았다. SK텔레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경우 현재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을 위협할만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여 반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본지 7월 4일자 14면 참조

SK텔레콤은 하나금융과 합작해서 만든 핀테크 전문기업 ‘핀크(Finnq)’를 4일 공개했다. SK텔레콤 측은 이날 공개 행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가능성에 대해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과 관련해 “규제사항이니까 확답하기 어렵지만 인터넷은행이라는 비즈니스 모델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금융 서비스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객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민응준 핀크 대표도 “생활금융 플랫폼의 취지에 맞는다면 정책에 따라서는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고려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아직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은 조만간 가시화 될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이날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을 허용한다는 방향은 분명하며 (은산분리 완화와) 상관없이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은행업 진출은 SK텔레콤의 숙원 사업 중 하나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인터파크 컨소시엄’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했다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카카오를 주축으로 한 ‘카카오 컨소시엄’과 KT를 주축으로 한 ‘KT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이 각축을 벌였으며 상대적으로 인터파크 컨소시엄의 경쟁력이 제일 뒤 쳐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선정 시 국내 1위 이통사업자인 SK텔레콤의 경쟁력은 막강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비롯해 AI 서비스 부문의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있는데다 2,5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금융상품 출시가 가능하다. 특히 멤버십 서비스 이용 행태 등과 관련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소상공인 대출 상품 외에 요금 납부 이력을 기반으로 한 신용대출 모델 개발도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이날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인터넷 은행에 대한 의지를 밝혀 SK텔레콤과의 협력이 점쳐지고 있다. 김 회장은 핀크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터넷은행 사업은 충분히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정책방향을 정하면 관심을 두고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1차 예비인가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향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야심차게 출범한 핀크의 경우 성과가 어느 정도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관건이다. 핀크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외에 써니뱅크, 위비뱅크 등 시중은행의 모바일 은행 서비스와도 경쟁을 벌여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결국 LG유플러스 상무 출신인 핀크의 민 대표가 기존 은행서비스와 얼마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지 여부가 중요 가늠추가 될 전망이다.

/양철민·조권형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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