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내 삶을 바꾸는 문화누리카드

이제승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화누리부장

문화누리카드는 말 그대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직불카드다. 누구에게나 발급되지는 않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소외계층에게 발급된다. 가까운 주민센터에서 자격 여부를 확인한 후 문화누리카드를 발급받으면 일반 카드와 똑같은 방식으로 문화·여행·체육 분야의 가맹점에서 1년에 6만원을 사용할 수 있다. 문화누리카드를 이용하면 공연·영화·전시 등을 관람할 수 있고 도서·음반·음원·공예품 등 문화예술 관련 상품도 구입할 수 있다. 또 철도·시외버스·고속버스 등의 교통수단 이용시나 국내 여행상품, 숙박 업소, 관광지, 테마파크 입장은 물론 국내 스포츠 경기 관람과 운동용품 구입시에도 문화누리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문화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버린 시대에서 문화누리카드는 문화기본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보장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 왔다. 개인에게는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사회에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왔고 무엇보다 지역과 계층 간 문화 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내년부터 문화누리카드 지원금이 개인별 연간 6만원에서 7만원으로 인상되고 오는 2021년까지 10만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수혜자도 올해 161만명에서 2018년에는 164만명으로 증가해 일상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문도 더 활짝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 문화누리카드 사용자의 체험수기에서 필자는 담당자로 보람을 느꼈다. “엄마 혼자 저희 자매를 키우느라 문화생활은 거의 해보지 못하고 컸습니다. 학창 시절을 보내면서 꿈도 목표도 없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문화누리카드를 이용해 연극을 하나 보게 됐습니다. 우연찮게도 시한부 인생으로 생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어머니와의 작별을 다룬 연극이었습니다. ‘나에게는 아무 의미 없는 하루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정말 간절히 원하는 하루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화는 경험하기 전까지는 가치를 가늠하기 어려운 경험재적 특성이 강하다. 앞의 체험수기처럼 문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누군가에게 꿈을 심어줄 수도 있다. 앞으로도 문화누리카드가 만들어낼 무궁무진한 삶의 변화들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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