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업체 제품값 급등에 웃음꽃

亞 주요 시설 보수작업 장기화
허리케인에 美 주요 공장 생산 차질
글로벌 공급부족 사태까지 겹쳐
롯데케미칼 등 국내기업 주가 ↑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미국 내 주요 설비가 생산 차질을 빚으면서 기름을 붓고 있는 모습이다. 단기 공급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달 사이 에틸렌을 비롯해 부타디엔, 스티렌모노머(SM), 아크릴로부타디엔스티렌(ABS)등 주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줄줄이 급등하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에틸렌 가격은 1t당 1,280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4일(1,046달러) 대비 20% 이상 뛰었으며 부타디엔은 같은 기간 910달러에서 1,30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벤젠과 ABS는 10% 가량 상승했고 ABS도 20% 가까이 급등했다.

올해 2·4분기까지만 해도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약세였지만 3·4분기 들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강세로 돌아섰다. 반면 공급은 더 ‘타이트’해졌다. 아시아 주요 석유화학시설의 정기보수가 길어진데다 유럽에서는 셀의 정제설비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해 공급은 예상보다 축소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틸렌의 경우 지난달 유럽의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가격 상승을 이끌었고 부타디엔 등 주요 제품도 재고가 하락하는 등 수요가 증가하면서 급등세를 보였다”며 “특히 아시아 주요 납사분해시설(NCC) 정기보수가 길어지면서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말 미국의 석유화학제품 생산 시설이 밀집해 있는 텍사스 주에 허리케인 ‘하비’가 들이닥치면서 제품 가격 강세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달 1일 기준 하비로 인해 가동 차질을 빚고 있는 미국의 화학설비는 에틸렌 생산시설의 65%, 부타디엔과 벤젠은 66%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공급 차질이 아시아 지역의 석유제품가격 등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공급 감소에 따른 충격은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화학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특히 제품가격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제품의 원료가 되는 납사(Naphtha) 가격은 유가가 안정적으로 움직이면서 상승폭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초 1t당 467달러였던 납사가격은 이달 초 479달러로 2% 남짓 상승하는 데 그치면서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석유화학제품과 납사의 가격 차이는 확대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롯데케미칼의 주가는 지난주 3% 이상 상승하면서 28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석유제품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우선 미국의 석유화학시설의 생산 재개가 단시간 이뤄지기 어려운데다 올해말까지 신규 가동 예정인 에탄분해시설(ECC)의 증설물량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만의 포모사나 태국의 PTT 등 아시아 주요 생산시설의 정기보수도 진행될 것으로 보여 단기 공급 충격이 불가피하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