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46년 전 군에서 아들을 잃은 지모씨가 육군참모총장을 낸 국방부 중앙전공사망 심사결정 취소 소송에서 지씨 승소로 판결한 2심을 깨고 청구를 각하했다고 5일 밝혔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가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주장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통보는 망인의 사망에 관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주는 것에 불과해 망인의 유족인 원고의 권리 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며 “항고소송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씨의 아들 최모씨는 1971년 육군에 입대해 경계근무를 서는 중 하사에게 구타를 당한 뒤 소총의 총구를 자신의 몸으로 돌려 발사해 사망했다.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2009년 군내 구타 등 가혹행위와 지휘관의 관리 소홀을 원인으로 최씨가 사망했다고 판단했다.
지씨는 2014년 9월 국방부 중앙전공사망심사위원회에 사망구분재심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심사위는 최씨 사망이 순직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통보했고, 지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심사 결정 통보가 행정처분에 해당하지 않아 행정소송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각하를 결정했다. 하지만 2심은 국방부의 결정을 행정처분이라고 보고 최씨의 사망도 순직 요건에 해당한다면서 지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