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 따르면 MSC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2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메카컨테이너선을 각각 6척, 5척 발주했다. 규모는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다. 이번 발주는 경쟁입찰이 아니라 MSC가 두 회사에 발주한 물량이다. 특히 이번 계약은 지난달 CMA-CGM이 발주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을 중국 업체에 빼앗긴 것을 설욕한다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지난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며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외교적 긴장감이 수직 상승하자 MSC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과의 선박 계약에 불안감을 표명했다. 두 조선사는 이번 계약을 보증할 RG를 국책은행인 산은 등에서 발급받을 계획이었다. RG는 발주사가 조선사에 선박 선수금 일부를 지급한 후 상황이 급변해 조선사가 선박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RG를 발급한 금융사가 이를 대신 물어주는 보증이다. MSC는 만에 하나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면 우리나라의 신용도와 연동된 국책은행의 신용도가 하락하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MSC가 이익을 위해 북핵 리스크를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스크를 부각해 발주가격을 깎거나 세부조항을 조절하는 식이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는 우리나라보다 신용도가 더 높은 글로벌 은행에서 RG를 받아오라는 의미”라며 “북핵 리스크를 들먹이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경쟁을 유발해 가격을 낮추거나 물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김우보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