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 4.0 핵심은 플랫폼 맞춤 생산"

필러 獨 아헨공대 부학장 국회서 특별대담
아기 생체정보 수집 젖꼭지 등
오픈형 플랫폼 사업모델 결실
소비자·정부 협업 구조 기반
맞춤형 생산 체제로 전환해야

프랭크 필러 독일 아헨공대 교수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예로 들며 플랫폼에 기반을 둔 맞춤 생산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송희경의원실
“인더스트리 4.0의 핵심은 산업의 변화가 아닌 제조 방식의 변화에 있습니다.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맞춤 생산과 생태계 조성이 키포인트죠.”

프랭크 필러 독일 아헨공대 경영경제학 부학장 겸 기술혁신관리그룹장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더스트리 4.0을 위한 플랫폼 기반 사업 모델’을 주제로 한 기조발표와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의원(송희경 자유한국당,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과의 특별대담에서 “4차 산업혁명에서 기술을 많이 얘기하지만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 또한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매스 커스터마이제이션(e비즈니스 시대의 대량생산과 고객화의 합성어)’과 인더스트리 4.0 분야의 대가로 꼽힌다.

필러 교수는 “독일은 생산 중심 국가였으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음을 알고 개척기업들과 정부의 아이디어를 합친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규격화된 대량생산 체제를 통한 가격 경쟁력을 추구하기보다 소비자의 욕구를 탄력적으로 수용하는 맞춤 생산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제공자와 사용자 간의 소스와 데이터 상호 교환을 통한 가치 실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스마트 아기 젖꼭지’와 ‘농기계 제조’를 예로 들며 플랫폼 사업 모델을 설명했다. 우선 스마트 젖꼭지가 아기에 관한 생체정보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면 부모는 스마트폰으로 직장에서도 아기와의 교감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독일 클라스사가 트랙터와 파종기에 스마트 기능을 도입해 알리안츠·아마존 등과 함께 ‘365팜넷’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필러 교수는 “독일 기업들도 플랫폼의 중요성을 모두 잘 아는 것은 아니어서 플랫폼 구축보다 기존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플랫폼은 오픈 형태가 돼야 하고 데이터를 개방해 생태계를 만들어야 성공한다”고 역설했다.

프랭크 필러 독일 아헨공대 교수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비자의 니즈에 탄력적으로 부응하는 맞춤 생산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제공=송희경의원실
성공한 플랫폼 기반의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필러 교수는 “얼마나 많은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얼마나 많은 규칙을 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영국 등과 달리 국가안보를 이유로 국가정보원에서 공공정보의 공개를 상당 폭 제한하고 있어 빅데이터 산업을 키우는 데 지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필러 교수는 송 의원의 ‘4차 산업혁명과 인더스트리 4.0의 차이점과 일자리 대안’에 관한 질문에는 “산업이 아닌 제조가 중심이 되는 것이 인더스트리 4.0의 핵심”이라며 “4차 산업혁명기에는 소비자의 참여를 통한 산업의 변화가 커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업과 정부의 협업이 중요한데 제조와 정보기술(IT)의 융합처럼 협업을 통한 플랫폼 중심 사회가 성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은(왼쪽부터) 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의 사회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프랭크 필러 독일 아헨공대 교수,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이 독일 인더스트리 4.0에 관한 특별대담을 가졌다. /사진제공=송희경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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