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메신저] 文정부 기대 높은 '리츠 상장', 정작 기관들은 시큰둥

주가, 공모가 못미치기 일쑤
내달 상장하는 E리츠코크렙
이례적 특별사전관심도 조사

정부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부동산간접투자사(리츠·REITs) 상장에 기관투자가들이 의외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공모 리츠는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품이다. 특히 재정과 기금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민간자본 조달 방안으로서 리츠는 정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공모 리츠인 ‘E리츠코크렙’이 상장 전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특별 사전 관심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상장 전 사전 조사는 이례적이다. E리츠코크렙은 이랜드리테일의 뉴코아아울렛 야탑·평촌·일산점을 자산으로 편입해 이들 자산에서 나오는 임대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리츠다. 수도권 주요 거점 아웃렛으로 구성된 양호한 자산임에도 기관투자가들의 반응은 별로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한 모두투어리츠(204210)만 봐도 공모가 6,000원에 상장했지만 주가는 거의 매일 하락세를 타며 단 한 번도 공모가를 회복한 적이 없다”며 “이는 다른 리츠사들도 마찬가지”라며 투자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상장 리츠는 에이리츠(140910)·모두투어리츠·트러스제7호·케이탑리츠(145270) 등 총 4개다. 이들의 주가는 상장 이후뿐 아니라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올해도 연일 하락세다. 에이리츠는 6일 종가 기준으로 올 한 해 13%가량 주가가 하락했다. 모두투어리츠, 트러스제7호, 케이탑리츠는 같은 기간 각각 10%, 14%, 54%씩 주가가 하락했다.


이 같은 분위기 탓인지 E리츠코크렙 상장 담당자들은 머쓱하다. 특히 현 정부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금융상품인 만큼 신경을 쓰고 있지만 기관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청문회에서 “리츠는 저금리 시대의 장기·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처”라며 “부동산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공모 상장 리츠를 적극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 역시 “거래소에서 최근 리츠를 많이 활성화하려고 하지만 증권사나 기관에서 외면하는 게 현실”이라며 “시장이 일단 작은 만큼 단기적으로 민간재원 조달수단으로만 보기보다 5~10년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상장 주관사 측은 “현재 백화점 3개 외에 신규자산도 최근 추가하면서 배당 수익률도 더 높아졌다”며 “리츠의 성공을 위해 하나의 투자상품으로서 안정성과 배당 수익성을 높이는 논의를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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