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천인지주는 (주)지주클럽의 구성원들이 모인 법인으로, 강남 대모산 토지를 감정가의 약 5분의 1로 경락받은 회사다.
(주)천인지주는 강남 대모산에 민간공원 특례제도를 이용한 시민 주도의 공원을 추진할 예정이다. 단순히 부동산 투자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 투자자들의 소액투자를 기반으로 공공성 높은 공원을 건립하겠다는 취지다.
2020년 도시공원 일몰제를 앞두고 전국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에 적용될 민간공원 특례제도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민간이 도시공원 면적의 70% 이상을 기부 채납할 경우 남은 부지 또는 지하에 비공원시설의 설치를 허용하는 제도다. 민간공원 조성 특례제도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도시공원 전체 면적이 5만㎡를 넘고 해당 공원의 본질적 기능과 전체적 경관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 이 제도는 지자체가 재정을 투입하지 않고도 녹지 자산을 확보할 수 있고 주요 핵심지역을 공원으로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민간공원 개발계획이 아파트 건설계획으로 일률적으로 진행되면서 법 취지와 무관하게 오히려 난개발을 부추긴다는 우려와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주)천인지주와 (재)풍석문화재단이 손을 잡고 추진하는 강남 대모산 공원 건립 계획은 시민친화·친환경적 개발계획이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주)지주클럽의 정한영 대표는 “강남 대모산 주변은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3,000만 원을 상회하는 노른자 중에 노른자 땅”이라며 “지역민과 서울시민들에게 필요한 공원 개발이 절실한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강남 시민들이 모여 숲을 향유하고 각종 문화행사를 연다는 것은 굉장한 의미 있는 일이며, 한 여름 강남 도심 속엔 걷는 사람이 없지만 강남 대모산 숲길엔 사람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라고 전했다. 강남 주민들이 수시로 왕래하는 ‘강남의 허파’로서의 대모산의 상징성과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재)풍석문화재단 이영진 사무처장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풍석재단과 땅을 가지고 있는 지주클럽이 강남 대모산 공원을 개발하는 것은 우리나라 개발사에 길이 남을 만한 이야기”라며 “21세기 부동산 산업은 콘텐츠가 결정한다는 정한영 대표의 말에 적극 동감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강남 대모산의 공원은 양질의 콘텐츠와 우리 문화, 역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일원동 주민, 강남구민뿐 아니라 서울시민을 위한 공원,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공원 개발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재)풍석문화재단은 19세기 초반까지 축적된 동양 3국의 실용지학을 16지 113권의 방대한 분량으로 집대성한 풍석 서유구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단체다. 풍석 서유구 선생은 조선 실학의 실력자였지만 다산 정약용 선생에 가려져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최근 서유구 선생의 업적이 재평가 받으면서 재단에 대한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